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지난달 16일 압수수색을 벌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주전남지역본부 모습. 연합뉴스
무량판 구조 지하주차장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 20곳에서 지난 20일까지 215건의 계약해지가 신청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규모 미분양 단지인 전북 익산평화 지구와 경남 양산사송 A2 지구에서만 전체 계약 해지 신청 건수의 절반을 넘는 133건의 해지 신청이 이뤄졌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엘에이치 철근누락 아파트 보상 신청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0일까지 분양 아파트 4개 단지에서 총 147건의 계약 해지가 신청됐다. 임대 아파트에서는 8개 단지에서 68건의 해지 신청이 나왔다. 전체 계약호수에 견준 해지신청 비율은 분양 아파트는 4.4%이고, 임대 아파트는 8.1%다.
분양 아파트 계약 해지 사례 147건 가운데 88건이 익산평화 지구에서 접수됐고, 양산사송 A2 단지에서도 45건 계약이 해지 신청됐다. 고양장항 A4와 파주운정3 A23에서도 각각 8건과 6건의 해지 신청이 접수됐다.
엘에이치는 익산평화와 양산사송 A8에서 무더기 계약해지 신청이 이루어진 것은 애초 두 단지가 대규모 미분양 단지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엘에이치 쪽은 “미분양 단지인 두 단지에선 기존 청약 당첨자도 계약 해지 뒤 선호하는 동호수를 지정해 선착순 계약을 다시 맺을 수 있고, 동시에 보상비(입주금에 대한 이자비 지급)도 받을 수 있어 계약 해지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임대 아파트 계약 해지 신청 사례 68건 가운데 절반인 34건은 올해 10월30일부터 입주 예정이던 인천가정2 A1 지구에서 접수됐다. 이밖에 파주운정3 A34(3건), 공주월송 A4(7건), 파주운정3 A37(3건), 수서역세권 A3(6건), 오산세교2 A6(7건), 양주회천 A15(7건), 고양장항 A4(1건)에서도 임대 계약 해지가 신청됐다.
전체 계약 해지 신청 사례 215건 가운데 89.3%인 192건은 ‘공사 중 지구’에서 나왔다. 나머지 23건(‘준공 지구’) 해지 사례는 모두 임대 아파트였다.
엘에이치가 지난 25일까지 계약 해지 신청자에게 지급 완료한 보상비는 총 86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엘에이치는 분양 계약 해지 땐 입주금 반환과 동시에 입주금에 대한 이자를 정기예금 금리 수준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미 입주를 마친 경우엔 이사비도 함께 지급된다. 임대 계약 해지 때는 보증금에 대한 이자와 이사비를 지급한다. 분양 아파트 보상비는 85억8500만원이고, 임대 아파트 보상비는 1067만원이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