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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은, 기준금리 연 3.5%로 5연속 동결…길어지는 ‘숨고르기’

등록 2023-08-24 18:45수정 2023-08-25 08:21

물가·불확실성·가계부채 언급하며
“최종금리 3.75%까지 가능성 열어둬”
미 연준 9월 추가 인상 여부에 주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다섯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시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 등 금리 인상 요인이 생겼지만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의 ‘숨고르기’가 길어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연 3.5%인 현행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차례에서 걸쳐 0.5%이던 기준금리를 3.5%까지 3%포인트 끌어올린 뒤, 2월,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달까지 다섯차례 연속 동결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8월 이후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인 2%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 통화정책 및 경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 가계부채 흐름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일치였다”고 밝힌 뒤 “금통위원 여섯분 모두 당분간 최종금리를 3.75%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첫번째 이유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또 올릴 경우 이미 역대 최대치(2%포인트, 상단 기준)로 벌어진 한·미 정책금리 격차가 더 벌어져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꼽은 이유는 가계부채다. 이 총재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 확대될지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금통위가) 금리를 상방으로 올리는 옵션(선택)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전했다. 이는 다소 달라진 한은 금통위의 시각을 보여준다. 이전까지는 금통위원들이 3.75%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본 배경으로 미국 통화정책과 물가의 불확실성을 먼저 꼽았다. 이번에는 물가보다 가계부채 확대 흐름을 더 강조한 셈이다.

이 총재는 “(부동산 시장 가격 연착륙을 위한) 미시적 정책의 기대하지 않은 효과로 가계부채가 두달 정도 늘었다”며 “지금 현상으로는 미시적 정책을 통해서 가계부채 흐름을 조정해보고, 더 크게 증가한다든지 시장의 반응이 부족하다 그러면 거시적인 정책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 대응으로 기준금리를 더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거시적인 정책을 할) 그런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유지하고, 내년 전망치는 중국 경기 불안 등을 고려해 2.3%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은 각각 3.5%와 2.4%를 제시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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