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인 항만 야적장. 게티이미지코리아
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의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수출 물량 회복, 경제 심리 개선 등으로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는 11일 펴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월별 변동성은 있겠지만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그린북에서 최초로 ‘경기 둔화’ 진단을 내리고 지난달까지 같은 시각을 유지하다가 6개월 만에 ‘경기 둔화 완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경기를 보는 정부 시각이 이전보다 약간 밝아진 셈이다.
기재부가 드는 근거는 반도체 등 수출 물량 회복, 경제 심리 및 고용 개선 등이다. 반도체 수출 물량은 지난 5월 8.1%, 6월 21.6% 늘고 지난달에도 증가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수출액은 여전히 마이너스(-)이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며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도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103.2로 전월 대비 2.5포인트(p) 오르고, 7월 취업자 수도 전년 대비 21만1천명 늘며 증가세를 유지했다. 소비 여건도 나쁘진 않다. 그린북의 소비 속보 지표를 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2.6% 늘어났다. 앞선 4∼6월 석 달 연속 매출이 줄다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할인점 매출액과 카드 국내 승인액은 보합(0%)을 보였고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5.8% 감소다.
기재부는 “정보기술(IT)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며 “통화 긴축,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도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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