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증도면 태평염전에 소금 결정이 맺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천일염 품귀 현상이 지속하자 정부가 일조량에 따라 널뛰는 생산량과 가격을 안정화하려는 의도로 ‘계약출하제도’ 도입 검토에 나섰다.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내 주요 천일염 생산지인 전남 신안을 방문해 산지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22일 천일염 계약출하제도 도입 방안을 업계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생산자가 수협·생산자단체와 사전에 계약한 가격으로 소금을 출하하는 제도다. 해수부는 이 제도를 도입하면 가격 변동성이 낮아지고 생산량도 증대될 수 있다고 본다. 해수부는 “생산자단체 등과 협의해 계약출하제도를 도입하고, 과도하게 산지 가격을 끌어올리거나 소비자 불안을 조장하는 허위·과장 광고 등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계약출하제 도입 검토에 나선 건 최근 일본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불거진 소비자 불안 심리가 좀체 잦아들지 않으면서 소금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품귀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보면, 굵은 소금 소매가격은 지난 14일 1만2649원에서 21일 1만4812원으로 한 주 만에 17% 뛰었다.
송상근 해수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안감과 잘못된 정보로 인한 가수요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6월 중순부터 생산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한 만큼 7월부터는 공급량이 평소의 시중 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조승환 장관이 천일염 생산지를 직접 방문하는 것도 소금 가격 안정을 위한 행보의 성격이 짙다. 조 장관은 23일 전남 신안군 북신안농협과 생산자 염전을 찾는다. 해수부 쪽은 “조 장관은 현장 방문을 통해 최근 일손 부족으로 천일염 배송을 못했다가 재개한 상황을 살필 예정이다. 개인 생산자가 운영하는 염전 창고를 방문해서는 최근 생산과 재고 상황, 산지 출하가격, 애로사항 등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해수부는 이날 대한염업조합, 신안군 농·수협 등 업계에 “자발적인 수급 및 가격 안정 조치도 검토·추진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해수부의 소금 가격 잡기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모양새이나, 실제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로 소금 가격이 안정될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이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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