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국내외 자산운용사에 맡겨 주식에 투자한 수익률이 직접투자한 경우보다 훨씬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연금공단이 27일 공개한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 회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동안 기금 자산의 위탁운용을 통해 국내 주식 투자에서 거둔 연도별 수익률의 누적 평균치가 64.09%인 반면에 직접투자 수익률은 90.45%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기준으로 기금이 위탁운용하는 국내 주식 평가총액은 81조5천억원으로, 직접투자(약 84조3천억원)와 큰 차이가 없는 규모이다. 국민연금은 기금 주식 투자의 위험 분산과 운용수익 원천의 다변화를 위해 외부 민간 운용사에 맡겨 투자하는 방식과 함께 기금운용본부를 통한 직접투자를 혼용하고 있는데, 위탁운용보다 직접운용의 수익 기여도가 월등히 높다는 실증 통계가 나온 것이다.
위탁투자의 누적수익률은 같은 기간 주가지수 평균 등락률과 국내 50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합산해 산출한 ‘벤치마크 수익률’인 69.34%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투자와 위탁투자의 연도별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2016년(직접투자 10.0%, 위탁투자 1.02%), 2017년(23.91%, 10.0%), 2018년(-16.7%, -17.08%), 2019년(15.2%, 9.3%), 2020년(35.2%, 34.06%), 2021년(4.0%, 7.91%) 등으로 2021년만 위탁투자의 수익률이 직접투자보다 더 높았다. 위탁투자의 수익률이 직접투자보다 저조한데도 6년 동안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에 지불한 수수료 총액은 성과보수를 제외하고도 1조7592억원에 이른다.
기금운용발전위 전문위원인 이찬진 변호사와 정석윤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금의 국내 주식 위탁운용 현황 및 효율성 제고 방안’이란 보고서에서 “자체 기금운용 인력을 충원해 직접운용 비중을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며 “아울러 성과연동형 운용보수제를 도입해 운용사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세밀한 성과평가 지표를 개발해 결과에 따라 운용보수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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