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기자실에서 화물연대 파업, 부동산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안전운임제’ 자체가 폐지 수순에 들어섰다. 일몰까지 보름남짓 남은 안전운임제를 포함한 관련 입법을 화물운송 시장 구조개혁 방안 논의 뒤에나 추진하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의 안전운임제 유효기간 3년 연장 법안 역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막혀 있는 상황이어서 안전운임제는 올해 말로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안전운임제 일몰 기한인 연말까지 너무 촉박하지만, 물류 산업 구조를 제대로 개선할 핵심 내용을 이번 기회에 마련해야 한다. (내년) 연초까지 가는 한이 있어도 논의를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며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다단계 구조, 지입제 등 (화주와 차주) 중간에서 관행적으로 이익을 취해가는 기득권 구조가 계속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화주, 운송업체, 차주 등 이해관계자를 모두 포괄하는 다자간 협의체에서 지입제를 포함한 시장 구조개혁 방안을 마련한 뒤에 안전운임제 존속 여부를 포함한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화물운송 시장 구조개혁 방안을 논의할 협의체를 조만간 화물연대와 화주단체 등을 포함한 이해당사자들에게 제안할 예정이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안전운임제 일몰 3년 연장, 품목 확대는 임시방편”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부터 다시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국회 논의과정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안전운임제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제도를 설계하겠다는 것인지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정부와 여당이 안전운임제를 일몰시키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말 바꾸기”라고 비판했다.
화물연대는 “시간끌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이날부터 국회 앞 천막농성장에서 ‘개악 없는 입법과 품목확대 국회 논의기구 구성’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최하얀 오연서 배지현 조윤영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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