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 12일째로 접어든 5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경유가 바닥나자 관계자가 승용차로 인근 주유소에서 경유를 구입, 저장고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파업)에 따른 피해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철강·석유화학·정유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이번 주 중 발동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6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철강을 비롯한 주요 업종에 대한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긴급회의를 열고, “국가 핵심산업이고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유·철강·석유화학 분야의 피해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막대한 피해가 현실화되기 이전 이번 주 중에라도 선제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산업별 피해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으며, 국가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즉각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를 완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점검회의에는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무역 등 주요 업종별 협회·단체 및 주요 기업 관계자, 산업부 업종별 담당 국장 등이 참석했다.
산업부가 전한 업계 추정치를 보면, 지난달 24일 시작된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이달 5일까지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자동차 등 5개 업종에서 빚어진 출하 차질 규모는 총 3조5천억원(잠정)으로 집계됐다. 철강·석유화학 분야의 경우 누적된 출하 차질에 따른 공장 내외 적재 공간 부족으로 일부 업체는 이번 주부터 감산을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정유 분야에선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6일 오전 8시 기준 전국 품절 주유소는 85개소(휘발유 68, 경유 9, 휘발유·경유 8)로 확인됐다. 전날(96개소)보다는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49개소(서울 27, 경기 21, 인천 1), 강원 10, 충남 9, 대전 8, 충북 7, 전남과 전북 각 1개소이다.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시멘트 분야에선 운송사 및 화물 차주들의 운송복귀가 늘어나면서 시멘트 출하량이 평시의 88% 수준으로 회복하는 등 정상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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