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국토교통부 제공
전국 미분양 주택이 한달 새 1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분은 대부분 비수도권에서 나왔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이 7월 기준 역대 최저로 줄어든 가운데, 신규 분양에서도 재고가 쌓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 통계’를 보면, 7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1284채로 6월(2만7910채)보다 12.1% 늘었다. 전북(72.8%)·경북(35.1%)·인천(30.1%)·울산(25.7%)·부산(18.6%) 등의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서울은 17.7%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적으로 7130채에서 7388채로 3.6% 증가했다. 인천과 경기에서 각각 100.0%, 23.8% 늘어난 반면, 서울은 29.8% 줄었다.
기존 주택의 매매거래량은 감소세다. 7월 전국에서 신고된 주택 매매거래량은 3만960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8만8937건)보다 55.5% 줄었다.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06년 이후 7월 기준 가장 적은 수치다. 서울(-55.9%)·경기(-62.2%) 등 수도권 거래량이 60.2% 감소했다. 비수도권 거래량은 부산(-64.4%)·울산(-64.1%)·광주(-59.0%) 등을 중심으로 51.2% 줄었다.
주택 매매수요가 전국적으로 줄면서 기존 주택과 신규 분양에서 모두 매물이 남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8로 지난 2019년 11월 둘째주(87.5) 이후 2년9개월여 만에 가장 낮았다. 서울은 82.9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지수가 100 이하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화’ 경향이 지속됐다. 7월 전국 주택의 전세 거래량은 1년 전보다 1.1% 감소했다. 준전세 등 월세 낀 거래는 18.6% 늘었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50.3%가 월세였다.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 등이 뛰어 목돈 마련이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린 매물을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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