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엿새째인 12일 경기도 광명시 광명스피돔 주차장에 항구로 옮겨지지 못한 기아 수출용 신차들이 임시 주차되어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파업이 엿새째 접어들면서 곳곳에서 물류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항구의 화물 반출입량이 크게 줄면서 수출입 지연에 따른 화주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2일 자동차·철강·시멘트 등 일부 품목에서 생산·출하량이 감소하는 등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화물연대 조합원(2만2천명)의 27% 수준인 5860명이 전국 14개 지역의 물류 거점에서 집회와 선전전을 벌인 것으로 추산했다. 파업 참가는 주말을 맞아 다소 주춤했지만, 부산항·울산항 등에서는 평소보다 반출입량이 크게 줄었다. 부산항의 경우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5167TEU(1TEU는 컨테이너 1개)에 그쳐 지난달 같은 시간대의 4분의 1 수준(23.9%)으로 축소됐다.
시멘트 업계에선 시멘트 출하가 막히면서 생산 중단 우려가 나온다. 충북 단양의 한일시멘트·성신양회·한일현대시멘트 공장 등이 물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충남 공주 한일시멘트는 물량 운송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을 포함한 대부분 모든 지역 유통기지에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수요처인 레미콘 업계의 가동 중단과 건설 현장의 공기 지연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공단과 당진 철강회사 등은 임시 야적장에 물량을 쌓아놓고 있다가 급한 물량만 파업 집회나 차량 운행 감시가 끝나는 오후 9시 이후 새벽 시간대를 이용해 물량을 실어 나르고 있다. 자동차 출하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은 공장에서 5㎞ 떨어진 경륜장 주차장에 수출용 완성차 300여대를 반입했다. 항구 운송이 막혀 인근 주차장을 빌려 임시 보관한 것이다. 국토부는 긴급 물량의 경우 경찰의 보호 속에 반출을 지원하는 한편, 주요 물류 거점에서 비상수송대책을 통해 군 위탁 컨테이너 수송 차량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는 화주들로부터 모두 155건의 애로사항이 접수됐다. 접수된 애로사항 155건 중 수출 관련이 102건(65.8%)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납품 지연 39건(25.2%), 위약금 발생 34건(21.9%), 선적 차질 29건(18.7%) 등이었다. 수입 관련은 53건(34.2%)으로, 원자재 조달 차질 24건(15.5%), 생산 중단 14건(9.0%), 물류비 증가 15건(9.7%)이었다.
이번 파업으로 수출품 운송이 지연돼 어렵게 확보한 선박을 놓쳤다는 화주들의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협회는 전했다. 물류 중단으로 추가적인 체선료와 보관 비용, 항공운송 전환 비용 등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무역협회는 군위탁 화물 차량의 수요를 조사해 비상수송위원회에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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