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을 중단하면서 차량용 요소수 부족 현상이 현실화됐다. 지난 11월4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의 한 요소수 제조 업체 앞에 요소수 판매 중단을 알리는 펼침막이 붙어 있다. 부천/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하마터면 물류 대란이 벌어질 뻔했다. 지난 10월 중국이 자국 석탄 사용을 위해 요소 수출을 중단하면서 경유 화물차의 배출가스를 정화해주는 요소수 품귀 사태가 발생했다. 기름과 마찬가지로, 경유를 쓰는 차량은 요소수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리터(ℓ)당 1천원이던 요소수가 10리터 한 통이 20만원까지 치솟았고, 화물차 운전기사는 주유소 앞에 줄지어 대기했다. 미처 대비하지 못한 정부는 11월 들어서야 부랴부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늑장 대처에 나섰다. 결국 중국에 묶여 있던 물량을 풀고 베트남·일본·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내면서 화물 대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내년 1월부터는 요소수 구매 제한이 풀려 요소수 공급난은 사실상 끝이 났다. 하지만 원재료 부족이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실감하면서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인 ‘공급망 붕괴’ 현상은 ‘제때 원재료 공급’(Just In Time)에서 ‘상황 대비 원재료 준비’(Just In Case) 전략으로 수정하도록 만들었다. 한국 정부도 200개 핵심품목을 선정해 수급 상황을 계속 점검하기로 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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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을 흔든 7가지 사건 ⑦17일간 못 쉬다가…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9월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앞에서 열린 서울대 청소노동자 고 이아무개 조합원 산재신청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26일 서울대 관악생활관(관악사) 925동 휴게실에서 청소노동자 이아무개(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이씨가 과로에 시달렸다는 주장과 함께, 관악사 안전관리팀장 ㄱ씨가 △업무와 무관한 필기시험 실시 △시험성적의 근무평정 반영 의사 표시 △복장 점검과 품평 등 갑질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고용노동부는 7월30일 ㄱ씨의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고 서울대에 시정을 요구했다. 유족은 9월30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유족 쪽은 고인이 17일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근무하는 등 과로에 시달린데다 ㄱ씨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스트레스가 과중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산재 신청 3개월 만인 지난 27일, 근로복지공단은 “고인의 청소 노동 자체가 업무시간만으로는 산정되기 어려운 육체적 강도가 높은 노동이었고 또한 사후 실시된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서 일부 사실이 인정돼 추가적인 스트레스로 작동했을 것”이라며 이씨의 산재를 인정했다.
서울대는 오세정 총장 명의로 8월2일 유족 측에 사과의 뜻을 표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이후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는 가벼운 수준에 그쳐 비판을 받았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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