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내년에 3~4% 성장하면서 빠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 시장이 개선되며, 높은 물가 상승세도 내년 하반기부터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언제든 경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코로나19 향방이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19일 ‘해외경제포커스’ 자료를 통해 “2022년 중 미국 경제는 잠재성장률(약 2.1%)을 큰 폭 상회하는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 전망 기관들은 올해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공급망 교란 등의 제약 요인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이 더욱 정상화되면서 3%대 후반~4%대 초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기별로는 상반기 높은 성장세를 보인 후 하반기 들어 감속하는 ‘상고하저’ 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미국 고용 시장도 내년 경제 활동 재개와 기업 투자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구인난’을 발생시키고 있는 경제활동참가율 저하 문제는 개선이 다소 더딜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이 정체되고 있는 반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보고서는 “최근의 경제활동인구 회복 부진은 인구 고령화 등의 추세적 요인보다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 및 정책 대응에 크게 기인하는 만큼 핵심연령층의 대부분과 일부 조기 은퇴자의 노동시장 복귀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내년 중 경제활동참가율은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이전(2010~2019년 평균 63.3%)을 하회하는 62%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고 말했다.
물가도 내년 하반기부터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지수 상승률은 경제 재개 지속에 따른 견조한 소비 증가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연준의 장기목표(2%)를 큰 폭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다”며 “올해 높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저효과와 함께 공급망 제약 완화 등으로 수급 불균형이 진정되면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오름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보고서는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공급망 차질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거나 임금 상승세 확대 영향으로 강한 물가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되면서 중장기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도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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