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사례가 발생해 정부가 ‘전국 일시이동금지(Standstill)’ 명령을 발령했다. 겨울을 코앞에 두고 조류인플루엔자 의심사례가 나와 달걀 가격 상승 우려가 나온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는 9일 충북 음성의 메추리 농장에서 의심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농장은 메추리 약 77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반경 500m 이내 가금 농가는 없다. 이에 따라 9일 11시부터 11일 11시까지 48시간 동안, 전국 가금 농장과 축산시설(사료 공장·도축장 등), 축산차량 등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금지 명령을 발령했다. 다만, 농장에서 사료가 부족해 공급이 필요하거나 알 반출이 불가피한 경우 소독 등 방역조치 강화를 전제로 이동승인서를 발급받은 후 이동할 수 있다. 또 해당 농장에 대해 출입을 통제하고 예방적 살처분, 역학조사 등 선제 방역 조처를 시행 중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될 경우 올해 들어 지난 4월6일 전남 장흥의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이후 7개월여만이다. 고병원성 여부는 1∼3일 이후 정밀검진 결과가 나와야 확인된다.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은 달걀과 닭고기 등의 가격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6∼17년과 2020∼21년 겨울철에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으로 산란계가 살처분되면서 달걀 가격이 급등했다. 2020∼21년 겨울철 109건의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산란계 1696만수가 살처분 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계란 한판(30알) 가격이 1만원을 웃돌기도 하면서, 정부는 할당관세(관세율 0%)를 적용해 3억개가 넘는 달걀을 수입했지만 가격 안정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중수본은 이날 긴급방역상황회의를 열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농장진입로 생석회 도포, 축사 출입 시 장화 갈아신기·손 소독, 축사 내·외부 매일 청소 등 농장 4단계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국 가금 농장·관련시설에 대한 점검 및 발생농장 역학조사 중 가축전염병예방법 등 관계 법령에 위반사항이 있을 경우 엄중히 처벌하겠다”고도 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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