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며 배달 앱, 오픈마켓 등 플랫폼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이 모두 플랫폼에 기반한 빅테크 기업일 정도로 경제력이 집중되고 있지만, 플랫폼에 소속된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은 더욱 열악해 지고 있다. 플랫폼 기업은 입점업체, 혹은 노동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 줌으로써 이윤을 얻는다. 연결과정에서 얻게 되는 양방향 데이터는 플랫폼 기업의 가치 창출의 원천이 된다. 하지만, 데이터를 제공하는 노동자와 입점 업체, 소비자에게는 데이터를 활용하고 소유 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플랫폼 기업들의 데이터 독점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플랫폼 경제의 과실을 시민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이를 담는 그릇인 공공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플랫폼 자본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플랫폼을 만들고 소유하는 공공 플랫폼에 대한 실험이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아시아미래포럼 이틀째인 10월21일 한국 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가 주관하는 ‘플랫폼 노동의 건강권, 데이터 주권 그리고 경제 주권’ 세션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건강, 경제, 그리고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공공 플랫폼 개발과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는 윤진하 연세대 의과대 부교수는 플랫폼 노동자 건강권 및 건강관리 체계 구축 방안에 대해 발표한다. 지난 1월 윤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대리운전, 배달 라이더, 가사관리사 등 플랫폼 노동 당사자와 보건, 심리, 기술 등 전문가들이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제안으로 담는 참여형 포럼을 진행했다. 여기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플랫폼 노동자들의 건강권의 이슈를 살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 구현 방안을 제안한다. 이상국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총괄본부장은 시민과 노동자들을 위한 공공 플랫폼의 모델로써, 대리운전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공공 플랫폼 개발 사례를 소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시민들이 데이터를 활용·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업을 매년 지원하고 있다. 금융·의료·공공 등 6개 분야 8개 부문 중 하나로 선정된 대리운전 마이데이터 플랫폼 개발 사업은 시민에게는 안심대리서비스를 제공해 안전한 이동권을 보장하고, 대리기사에게는 소득, 운행이력을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노동자들의 생활안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인플랩㈜, 아롬정보기술, 한국노총전국연대노동조합,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한국대리운전업연합회 등으로 이루어진 컨소시엄이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운영을 맡고, 데이터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민관 협력 방식으로 공공형 플랫폼을 개발·운영할 예정이다. 마지막 발제자인 송명진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사무국장은 오는 10월 말 설립을 목표로 설립 준비에 한창인 플랫폼노동공제회의 플랫폼 노동자들의 경제 주권과 역량강화를 위한 역할에 대해 발표한다. 좌장으로는 정흥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이 토론자로는 이홍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과장, 배중철 한국교통안전공단 본부장, 최영미 플랫폼프리랜서노동자협동조합협의회 대표, 임태훈 고려대 융합연구원 연구교수가 나선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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