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이 7일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사재 8천억원 헌납 차원에서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은 2002년 8월 설립된 국내 최대.최고 장학재단 가운데 하나다.
이 회장은 "21세기에는 뛰어난 창조성을 지닌 소수의 천재급 인재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두뇌경쟁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밝혀 왔으며 이러한 신념에 따라 "한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필수적인 인재의 발굴, 육성을 위해" 이 재단을 설립했다. 이런 취지에 따라 당초에는 이공계 우수 유학생으로 지원대상을 국한했으나 이후 국내 인재로까지 혜택을 확대했다.
에세이 등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매년 100명 안팎의 학사, 석사, 박사급 인재를 선발해 학비와 생활비를 연간 5만달러까지 지원하는 사업을 벌여 왔다.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장학금'은 지원조건도 후한 편이지만 장차 한국을 짊어질 인재들간에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라고 인식되면서 국내외 유수의 인재들이 앞다퉈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이건희 회장이 1천300억원,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1천100억원, 계열사가 2천100억원을 각각 출연해 현재 재단 기금은 4천500억원에 이른다. 이 상무는 재단 이사로도 참여하고 있다. 재단 이사장은 홍창선 전 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며 이밖에 정성기 포항공대 교수, 이장무, 문용린, 오세정 서울대 교수가 이사진에 포함돼 있다.
서울대를 졸업한 후 일본 와세다대학과 미국 하버드대학 등에서 수학한 이 상무역시 "해외에서 한국의 우수두뇌가 세계의 인재들과 함께 공부하고 경쟁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시대에 한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계열사 주식 등 사재를 털어 기금을 출연했고 재단에 이사로도 참여해 왔다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재단명칭에 '삼성'과 '이건희'가 포함된 것에 대해 삼성측은 "창조적 소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 회장의 뜻과 '인재제일'이라는 삼성의 경영철학을 나타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앞으로 재단이 사회에 헌납되면 명칭도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이 본부장은 "장학재단을 포함해 사회에 환원되는 재산은 일단 기증되면 우리의 손을 떠난 것이며 그 운영에 대해 삼성은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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