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식 가치 상승에 힘입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보유의 지분 가치가 2분기 중에만 3조원 남짓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시엑스오(CXO)연구소가 2일 내놓은 ‘2분기 국내 50대 그룹 총수 주식 변동 분석’ 결과를 보면, 김 의장이 보유한 상장회사 주식 가치는 3월 말 6조600억원에서 9조6300억원(보통주 종가 기준)으로 60%가량 늘었다. 71개 기업집단 중 자연인(개인)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50개 그룹 총수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5조5500억원)에 이어 2위다. 3개월 간 늘어난 지분가치 기준으로는 김 의장이 단연 1위다.
시엑스오연구소는 “비상장사 주식까지 포함할 경우 김범수 의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17조3천억원에 이르러 이재용 부회장을 제치고 주식 부자 1위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이 100% 지분을 들고 있는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인 카카오 지분(10% 남짓)도 반영할 때 김 의장 지분가치가 기업 총수 중 1위라는 뜻이다. 이와 같이 비상장사를 통해 보유한 상장사 지분을 뜻하는 간접 지분을 고려해 따지면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주식 재산도 14조1천억원에 이른다.
다만 이 연구소가 분석 대상 총수가 간접 지배하는 상장사 지분 가치를 모두 따져본 것은 아니다. 예컨대 이재용 부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삼성물산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이번 분석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오일선 연구소장은 “(총수가) 지분 100%를 가진 비상장사를 통해 상장사 주식을 가진 것으로 명확히 드러난 사례만 본 것이라 한계는 있다”고 밝혔다.
시엑스오 평가에서 50대 그룹 총수 중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이들은 38명이고, 이들 전체의 상장사 지분 가치는 3월 말 48조5300억원에서 6월 말 60조8100원으로 석 달 사이에 20% 넘게 증가했다. 주식재산 1조원을 넘긴 ‘1조 클럽’ 인원은 13명으로 집계됐다. 1월 초 11명, 3월 말엔 12명이었다.
고 이건희 회장 지분 상속 뒤 삼성그룹 지배주주 가문 4명의 주식재산은 4월 말 42조500억원에서 6월 말 41조78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재산은 15조6100억원에서 15조5500억원으로, 홍라희씨는 11조4300억원에서 11조3300억원으로 줄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7조7800억→7조7200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7조2100억→7조1700억원)의 주식재산 가치도 약간 떨어졌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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