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염으로 에어컨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 뱅크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어컨을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에어컨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냉매가스 누설과 같은 설치 불량에 관한 피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6일 한국소비자연맹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에어컨 관련 소비자 피해 접수 사례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에어컨 가스 누설과 관련된 상담이 전체 에어컨 불만 상담의 15%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7월 한달 동안 2230건의 상담 건수 가운데 490건(21.1%)을 차지할만큼 가스누설 피해 사례가 많았다. 지난 한달 동안의 상담 건수가 올 상반기 전체 상담(182건)보다 많은 점도 눈길을 끌었다.
가스누설 피해는 에어컨 이전 설치 때보다 최초 설치 때 더 많이 발생했다. 2017년 가스누설 상담 건수 1122건 가운데 최초 설치 뒤 발생한 비율이 67%였던 반면, 이전 설치 뒤 발생한 경우는 9%에 불과했다. 2018년에도 7월까지 가스누설로 인한 피해 접수가 총 798건인데, 최초 설치 뒤 발생한 경우가 550건(69%), 이전 설치로 인한 피해가 101건(13%)이었다.
소비자연맹은 최초 설치 때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최근 온라인쇼핑몰이나 텔레비전 홈쇼핑 등을 이용한 비대면 구매나, 대형 가전 전문매장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 에어컨을 사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곳에선 판매자나 제조업체가 직접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용역 계약을 맺은 대행 업체가 설치를 하는 경우가 많아 설치 품질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에어컨은 계절상품이라 기계 자체의 보증기간이 2년이지만, 별도의 설치업체가 설치하는 경우 설치 보증기간은 1년으로 줄어든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에어컨을 살 때 판매자에게 설치 보증기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며 “1년 이내에 가스 누설이 발견되면 판매자에게 재설치를 요구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가스 누설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2년 안에 제조사 공식서비스센터를 통해 실외기 부품 등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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