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을 시작하면서 실내가 건조해졌다. 한 어린이집에서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 가습기를 켜놓았다. 〈한겨레〉 자료사진
살균·정수기능은 기본 적합습도 자동조절까지 인테리어용 손색없어
계절이 겨울 문턱에 다가섰다. 11~12월은 가습기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다. 날씨가 건조해지는데다 난방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올해 가습기 시장에선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쏟아진데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판매량이 예년보다 부쩍 늘었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얘기다.
가습기는 수증기 생성 방식에 따라 물을 끓여 수증기를 내뿜는 가열식, 진동자를 활용한 초음파로 미세 물입자를 일으키는 초음파식, 그리고 이 두 가지의 장점을 합친 복합식으로 나뉜다.
가열식은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실내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반면에 전력 소모가 많고 자칫 화상 위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격은 3만~4만원대로 저렴하다. 초음파식은 분무량이 많고 전력 소모가 적지만, 차가운 습기가 나오므로 실내 온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가격도 가열식보다 1.5~2배 정도 비싸다. 복합식은 80℃ 정도로 물을 가열해 살균한 뒤 초음파로 미세 물입자를 만들어낸다. 복합식 가습기는 분무량과 시간을 수동으로 조작하는 아날로그 방식(기계식)과, 희망습도와 분무시간을 자동제어하는 디지털 방식(전자식)이 있다.
올해 새로 나온 제품들은 나노·이온 살균과 정수 기능은 기본이고, 청소 시기 알림, 건조경보 기능도 갖췄다. 가전제품의 인테리어 감각을 중시하는 추세를 반영한 듯 다양한 디자인과 무늬에다 고급소재로 만든 고품격·고가 제품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가습기 스스로 실제 온도를 감지해 감기 바이러스의 활동이 가장 낮은 습도 영역을 선택해주는 ‘감기조심’ 기능, 아기방 온도에 적합한 습도를 자동으로 유지시켜 주는 ‘유아 모드’ 기능 등 다양한 소비자 맞춤형 기능들도 눈에 띈다. 또 어린이를 위한 뽀로로·개구리·강아지·돼지 등 캐릭터 가습기들도 귀엽고 깜찍한 모양과 1만~3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업체별로 눈길을 끄는 제품으로는, 우선 위니아 만도가 최근 출시한 국내 최초의 자연증발식 가습기 ‘위니아 에어워셔’을 들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미세 물입자를 이용해 구석구석까지 가습이 가능하고 살균과 친환경 공기청정 기능까지 갖췄다는 게 회사 쪽의 설명이다. 가격은 34만원대로 약간 비싼 편이다.
꽃 무늬를 새겨넣고 전면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꾸민 프리미엄급 가습기들은 그 자체로 세련된 인테리어 소품이라 할 만하다. 엘지전자의 스노우플라워 패턴 제품은 전면을 강화유리로 덮고 어린이들의 오작동을 방지하는 ‘차일드 락’ 기능을 보탰다. 삼성전자의 신제품은 ‘감기조심’ 기능을 적용하고 밤에는 부드러운 발광조명으로 무드램프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렉트로룩스는 올해 처음으로 가습기 시장에 진출하면서 북유럽풍 디자인과 고급 도료를 사용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가격은 9만~15만원대.
노비타와 웅진케어스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인 ‘상부급수형’ 제품을 내놨다. 물통을 거꾸로 들어내 물을 넣은 뒤 다시 끼워야 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물통 위에 급수구를 달아 물을 갈거나 보충할 때의 불편함을 해소했다.
웅진케어스는 큰 물입자를 걸러주는 미세가습 분무구와 ‘유아 모드’ 기능을, 노비타는 ‘감기조심’ 기능을 채택했다. 가격은 12만~15만원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위에부터 엘지전자, 삼성전자, 웅진케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