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지난 17일 삼성전자 드럼세탁기로 빨래를 하던 중 폭발음과 함께 유리가 떨어져나가 바닥에 떨어지며 박살이 났다고 <한겨레>에 알려왔다. 독자 제공
삼성전자가 잇단 드럼세탁기 유리 파손 사고에 대해 사과하며 무상 수리(자발적 리콜) 방침을 밝혔다. 지난달부터 빨래 도중 ‘펑’ 소리와 함께 강화유리가 떨어져나가 산산조각났다는 보도가 이어졌는데, 한 달 뒤에나 무상 수리 조처를 내놔 늦장 대처라는 비판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는 18일 누리집을 통해, 드럼세탁기 유리 도어를 무상으로 교체하는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최근 드럼세탁기 일부 모델의 도어 강화유리가 접착 불량 등으로 이탈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해당 모델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삼성전자서비스(1588-3366)를 통해 도어 무상 교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어 “고객 분들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객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상 수리 대상은 지난해 9월부터 올 5월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제품번호 10자리 가운데 앞 7자리가 ‘WF24A95’(WF24A9500KV 제외)와 ‘WF24B96’, ‘WF25B96’ 등으로 시작되는 모델이다. 세탁기 전면에 부착된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라벨 등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떨어질 위험이 있는 유리가 아니라 유리와 유리틀이 결합한 도어를 통째로 교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조처는 한국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이 사고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뒤 나와 ‘뒷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일부 소비자는 사고로 깨진 세탁기 유리 파편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드럼세탁기를 구매한 서울 목동의 한 소비자는 “사고 보도를 접한 뒤 빨래를 할 때마다 불안했다”며 “이제야 대책을 내놓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소비자원, 국가기술표준원과 함께 조처 방안을 사전에 협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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