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4일 남양유업 최대주주인 홍원식 전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에 사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남양유업 최대주주 홍원식 전 회장이
갑작스러운 주주총회 연기 이후 18일 만에 침묵을 깨고 매각 결렬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홍원식 전 회장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매각 결렬, 갈등, 노쇼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경영권 양도를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갑작스럽게 연기한 지 18일 만에 내놓은 첫 공식 입장이다. 홍 전 회장은 “거래 종결일은 7월30일이 아니고, 거래 종결을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해 7월30일에 거래 종결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한앤컴퍼니(매수인·사모펀드 운용사)에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앤컴퍼니와의 매각을 결렬시키려고 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상호 당사자 간 거래를 종결할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주총 결의를 할 수 없었기에 주주총회를 연기·속행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계약 종결 조건에 대해 한앤컴퍼니와 조율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협의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앤컴퍼니 쪽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거래 종결에 미비한 조건이 없었기에 홍 전 회장이 주총도 소집한 것”이라며 “앞뒤가 맞지 않은 설명”이라고 말했다. 또 “홍 전 회장 쪽과 현재도 대화 중이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4월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뒤 논란이 일자 홍 전 회장은 책임을 지고 5월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모든 지분을 한앤컴퍼니에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홍 전 회장은 지난달 30일 주식과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해 매각을 철회하거나 제3자 매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홍 전 회장이 매각 결렬설을 직접 부인하자 남양유업 주가는 전영업일보다 10.89% 오른 61만1천원에 마감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 입장문 전문
-본인(홍원식)은 지난 7. 30. 전부터 이미 한앤컴 측에 “거래 종결일은 7. 30.이 아니며 거래 종결을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하여 7. 30. 거래 종결을 할 수 없다.”라는 내용을 전달하였음. 따라서 매각 결렬, 갈등, 노쇼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임.
-본인은 한앤컴과의 매각을 결렬시키려고 한 것이 전혀 아니며, 상호 당사자 간에 거래를 종결할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주총 결의를 할 수 없었기에 주주총회를 연기·속행한 것일 뿐이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입장임.
-현재 계약 종결 조건에 대해 한앤컴과 조율하고자 노력 중으로, 한앤컴과 계약 종결을 위한 협의가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됨.
-7. 30. 이후 언론 등에 대외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이유는 한앤컴이 부당한 주장을 한다고 해서 일일이 반박을 하는 것은, 사적인 계약관계에서 거래 과정에 있었던 구체적인 일들을 세세하게 공개한다는 것인데, 이는 계약 당사자로서 적절한 일도 아니고,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임.
-본인은 대주주로서 남양유업의 가치가 최대한 높아질 수 있게끔 늘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번 거래 또한 성공적으로 종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고, 한앤컴퍼니 역시 이러한 뜻에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임.
2021. 08. 17 홍원식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