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날 홍 회장은 사퇴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대주주 일가가 거래종료 당일 한앤컴퍼니와의 매각 종료 절차를 연기했다. 한앤컴퍼니가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면서, 남양유업 거래종료가 최종 완료되기까지 절차가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권 이전과 관련된 정관 변경과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 신규 이사 선임 건 의안 상정을 6주 후(9월14일)로 연기했다. 남양유업은 “쌍방 당사자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연기사유를 공시했다.
그러나 매수인인 한앤컴퍼니 쪽은 즉각 반발 입장문을 내어 “남양유업의 임시주총에서 경영권 이전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아니하고 현 대주주인 매도인의 일방적인 의지에 의하여 6주간 연기된 점에 대해 한앤컴퍼니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27일 한앤컴퍼니는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과 오너 일가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승인을 포함한 모든 사전절차도 완료해 오늘 예정되어 있던 주식매매대금 지급 준비도 완료했다”며 “이는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인 바, 한앤컴퍼니로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전 회장과 한앤컴퍼니 사이의 일로, 회사 입장에서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13일 자사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고, 홍 전 회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5월4일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5월27일 대주주 일가의 지분(약 52%)을 한앤컴퍼니에 37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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