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수출 절벽’을 만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줄줄이 셧다운에 들어갔다.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공장들은 열흘 넘게 문을 닫는다.
현대자동차는 석가탄신일인 4월30일부터 5월5일까지 국내 모든 공장을 멈춘다. 4일은 근무일이지만 한글날 휴일을 앞당겨 쓰기로 노동조합과 합의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도 이날부터 새달 10일까지 휴업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차종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휴업 기간이 더 길다. 4월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 판매국 딜러점이 마비되면서 수출이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20일 자동차(부품 포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3.2% 감소했다.
아반떼, i30, 베뉴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3공장은 새달 6~8일에도 공장을 세운다. 현대차 울산 4공장의 포터 생산 라인은 아시아 수요가 급감하자 지난 27∼29일 이미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기아자동차 일부 공장도 수출 절벽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2주간 조업을 중단한다. 경기도 광명 소하리 1·2공장과 광주2공장은 지난 27일부터 새달 8일까지 휴업한다. 스팅어, K9, 카니발, 프라이드, 스토닉 등을 생산하는 소하리 공장은 새달 22∼25일에도 2차 셧다운에 들어간다. 5월에만 절반 가까이 쉬는 셈이다. 광주 3공장 대형버스 라인도 지난 27일부터 새달 5일까지 휴업 중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도 영향을 미쳤다. 쌍용자동차는 유럽·중국산 부품 공급 문제로 새달 2개 생산 라인별 순환휴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각 라인의 총 휴업 일수는 8일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부품 공급 상황을 지켜보면서 휴업 일정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GM)도 새달 4일을 포함한 징검다리 연휴 기간 동안 부평1공장의 조업을 중단한다. 미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지엠은 신차 트레일블레이저 생산도 줄이기로 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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