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중국 공장이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부품사의 납품이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주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11월 현대자동차 중국 베이징 3공장 생산라인에서 중국 근로자들이 줄지어 서서 일하는 모습이다. 베이징/연합뉴스
현대자동차의 중국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갈등이 불거진 이후 판매 급감으로 현지 부품업체에 대금 지급이 미뤄지면서 부품사가 납품을 중단한 탓이다.
현대차는 29일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의 베이징 1, 2, 3공장과 창저우의 4공장 가동을 지난주부터 중단했다고 밝혔다. 최근 완공된 충칭 5공장이 아직 본격 가동되지 않는 상태임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중국 내 공장이 모두 멈춰선 것이다.
공장 가동 중단은 플라스틱 연료탱크 등을 공급하는 현지 부품업체인 베이징잉루이제가 베이징현대로부터 받아야 하는 대금이 밀리자 납품을 거부한 데서 비롯됐다. 약 2만개의 부품으로 조합되는 자동차는 부품 하나만 없어도 차량 제작에 차질을 빚는다.
베이징잉루이제가 베이징현대로부터 받지 못한 대금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1억1100만위안(약 189억원)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내 판매가 급감하면서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의 자금 상황이 어려워져 대금 지급이 밀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베이징현대는 연간 13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사드 보복 여파로 지난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반토막이 났다. 현대·기아차의 고전으로 현지에 동반 진출한 우리나라 부품업체들도 한계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이들 공장의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져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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