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그랜저와 쏘나타 등 5개 차종에 장착된 ‘세타2 엔진’의 결함을 인정하고 해당 차량 17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리콜이 국토교통부 신고를 거쳐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국토부가 결함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에 리콜을 결정한데다 미국에서 먼저 리콜에 들어간 뒤라 늑장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그랜저(HG), 쏘나타(YF), K7(VG), K5(TF), 스포티지(SL) 등 현대·기아차의 5개 차종 17만1348대에 대해 현대차의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리콜 대상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으로 그랜저 11만2670대, 쏘나타 6092대, K7 3만4153대, K5 1만3032대, 스포티지 5401대다. 리콜은 다음달 22일부터 시작된다.
앞서 국토부는 세타2 엔진을 장착한 현대·기아차의 일부 모델에서 엔진 소착(마찰열로 인해 접촉면이 달라붙는 현상)으로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이 발생한다는 신고가 이어지자 지난해 10월부터 제작 결함 여부를 조사해왔다. 조사 결과 세타2 엔진의 크랭크 샤프트라는 엔진 부품에 오일 공급 구멍을 만드는 과정에서 금속 이물질이 생겨 소착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착 현상이 생기면 엔진에 심한 소음이 나거나 주행 중 시동꺼짐, 화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가 2015년 미국에서 실시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의 리콜도 엔진 내 금속 이물질 문제였다. 그러나 현대차는 당시 미국에서 쏘나타(YF) 47만대를 리콜했지만 국내에서 생산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은 리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회사 쪽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한 쏘타나 세타2 엔진과는 결함 발생 원인이 달라 별개의 건이고 이번 리콜 대상 차량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모델로 이후 생산 차량에는 새 엔진이 장착돼 돼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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