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화성공장의 이브이(EV)6 생산 라인.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도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1조5천억원에 이르는 세타2 엔진 리콜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치다.
기아는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23조1616억원의 매출을 올려 768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30.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2.1% 급락했다. 기아 쪽은 “부품 수급 개선으로 판매가 증가했고, 높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로 수익 구조 개선이 지속돼 매출이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기아의 최대 매출”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세타2 엔진 리콜 비용이 반영되면서 7682억원에 그쳤다. 기아는 이달 18일 1조5442억원의 세타2 엔진 추가 충당금을 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충당금 반영 전 영업이익은 2조3120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기아 쪽은 강한 수요를 바탕으로 가격을 인상해 높은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주우정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상품력을 바탕으로 인센티브를 효율화한 결과 기존 사업계획보다 차량 1대당 기여도가 200만원 이상 상승해, 물량 차질로 인한 고정비와 재료비 상승을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차량 판매 딜러가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차량 가격을 깍아주는데, 인센티브가 적어도 고객들이 차량을 많이 구매했다는 뜻이다.
기아 쪽은 4분기 실적이 이번 분기 실적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우정 본부장은 “선적 기준으로 대기 물량이 글로벌 60만대, 국내 60만대로 약 120만대에 이르고, 4분기에 대기 물량이 더 쌓일 것으로 본다”며 “여전히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황이다. 4분기 예상 판매 물량과 환율을 고려하면 4분기에 가장 나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