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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프듀 조작’ 사과…“아이즈원·엑스원 활동 재개 지원”

등록 2019-12-30 16:58수정 2019-12-31 02:45

논란 5개월 만에 허민회 대표 공식 사과
피해 연습생 금전보상·활동지원 약속

프듀 수익 300억으로 케이팝 지원기금
‘시청자 문자 투표’ 환불도 추진키로
허민회 CJ ENM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 투표 조작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민회 CJ ENM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 투표 조작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제이 이엔엠(CJ ENM)이 순위 조작 논란이 불거진 자사 채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시리즈로 탄생한 그룹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활동 재개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은 순위 조작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피해 보상과 케이팝 발전을 위해 300억 이상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허민회 씨제이 이엔엠 대표이사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씨제이 이엔엠 본사에서 “저희 엠넷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모든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이번 사태는 변명의 여지 없이 저희의 잘못이다. 거듭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듀스 시리즈 등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관련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해서는 저희가 반드시 책임지고 보상하겠다. 금전적 보상은 물론 향후 활동 지원 등 실질적 피해 구제를 위해 관계되는 분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씨제이 이엔엠 대표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 사과한 건 지난 7월 조작 논란 발생 후 약 5개월 만이다. 그동안 경찰 수사를 통해 제작진이 구속됐고 세부적인 조작 내용이 확인됐다.

씨제이 이엔엠은 ‘프듀' 시리즈로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과 엑스원에 대해서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활동 재개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며 “멤버들이 겪고 있을 심적 고통과 부담감, 그리고 이들의 활동 재개를 지지하는 많은 팬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들이 빠른 시일 내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속해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두 그룹의 활동을 통해 얻는 이익은 모두 포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활동 지속에 대한 각 멤버와의 협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씨제이 이엔엠은 프로그램을 통해 엠넷이 거둔 이익과 향후 발생할 이익을 모두 내놓아 약 300억원 이상 규모의 기금 또는 펀드를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기금이나 펀드는 국외 진출 아티스트 자금 지원, 작곡자와 언더그라운드 가수 지원, 중소 기획사 신인 발굴 지원, 케이팝 발전을 위한 연구소 창설 등에 적어도 5년 이상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금이나 펀드 운용은 외부 운용사에게 맡기고 엠넷은 관여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씨제이 이엔엠은 방송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 전문가와 시민 등이 참여하는 외부 참관인 제도를 강화하고 시청자위원회를 운영할 것을 약속했다. ‘프듀' 시리즈는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된 이후 방송 재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허 대표는 “내부 방송윤리강령을 재정비하고 관련 교육을 강화토록 하겠다”며 “시청률만 쫓다가 기본 윤리를 저버리는 일은 없는지 철저하게 살피고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시청자 문자 투표 비용 환불에 대해 신윤용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요청이 있으면 할 계획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은 추후 논의하고 알려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조작되기 이전의 원래 순위를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아 수사 상황을 보며 확인해야 한다”며 “피해자든 수혜자든 순위를 밝히는 건 피해 보상에 도움되는 부분이 아니다. 순위 공개는 또다른 2차 피해를 낳을 수 있어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 담당은 회사 고위 관계자의 투표 조작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고위관계자 개입에 대해서 저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씨제이 이앤엠은 구속된 제작진 3명에 대해선 재판 결과가 확정된 후에 내부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 사과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CJ ENM 대표이사 허민회입니다.

저희 엠넷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모든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특히,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모든 열정을 쏟았던 많은 연습생들이 받은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문자투표에 참여하는 등 프로그램을 응원해 주신 팬들과 시청자 여러분께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죄송한 심정입니다.

이번 사태는 변명의 여지 없이 저희의 잘못입니다.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거듭 사죄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받은 상처와 실망감을 생각하면 그 어떤 조치도 충분하지 않을줄 압니다. 하지만, 지금에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선, 프로듀스 시리즈 등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관련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해서는 저희가 반드시 책임지고 보상하겠습니다.

금전적 보상은 물론 향후 활동지원 등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해 관계되는 분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을 시행해 나가겠습니다.

순위조작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엠넷에 돌아온 이익과 함께 향후 발생하는 이익까지 모두 내어놓겠습니다.

그러면 약 300억원 규모의 기금 및 펀드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기금 및 펀드의 운영은 외부의 독립된 기관에 맡겨, 음악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K팝의 지속 성장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인 기금 및 펀드 조성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세부안이 확정되는대로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방송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도 빠르게 취해 나가겠습니다.

외부의 콘텐츠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시청자위원회’를 설치하여 프로그램의 제작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겠습니다.

또한 내부 방송윤리강령을 재정비하고 관련 교육을 강화토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잘못인 줄 알면서도 관행처럼 하고 있는 일은 없는지, 시청률만 쫓다가 기본 윤리를 저버리는 일은 없는지 철저하게 살피고 고쳐 나가겠습니다.

현재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성실한 자세로 관계기관에 협조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결과에 따라 필요한 내부 조치도 엄정하게 취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저희에게 있으며, 아이즈원과 엑스원 멤버들의 활동재개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지원하겠습니다. 멤버들이 겪고 있을 심적 고통과 부담감, 그리고 이들의 활동 재개를 지지하는 많은 팬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빠른 시일 내에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두 그룹의 향후 활동을

통해 얻는 엠넷의 이익은 모두 포기하겠습니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피해 입은 모든 분들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보상도 조속히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태는 저희의 잘못이지, 데뷔한 아티스트들이나 연습생 개개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도록 함께 보호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엠넷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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