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 개최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 제작 시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활자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장 곳곳에는 관람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확대경들도 마련되어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 6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 피맛골 재개발지구에서 발견된 1600여 개의 금속활자와 화약무기 총통 등 조선시대 주요 금속 유물들이 국민에게 공개된다. 오는 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이 바로 그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1446년 세종의 <훈민정음> 반포를 즈음해 쓰인 것으로 짐작되는 조선 초기 세종~세조 대의 한글 금속활자 실물과 세종 대인 1434년 만든 한자 금속활자본의 걸작 ‘갑인자’ 등 출토 당시 많은 화제를 모았던 금속활자들이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인사동 발굴로 드러난 조선 전기 금속활자’와 ‘일성정시의와 조선 전기 천문학’ 으로 구성된다. 1부인 ‘인사동 발굴로 드러난 조선 전기 금속활자’ 전시장 들머리에는 깨진 도기항아리가 놓여 있다. 지난 6월 16세기 민가터 땅속에서 화약무기 총통과 함께 발견된 도기 항아리인데, 옆구리 구멍 사이에서 금속활자가 발견되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그릇 너머로는 주조 시기가 밝혀진 304점의 갑인자와 을해자, 을유자도 보인다. 갑인자는 세종 16년인 1434년, 경연에 있던 <효순사실> 등 서책 글자를 자본으로 삼고 부족한 글자는 당시 수양대군이었던 세조가 모사한 글자로 보충해 만든 금속활자이다. 을해자는 세조 1년인 1455년 조선 초기에 활동한 문신이자 서화가인 강희안의 글씨를 토대로 주조한 활자이고, 을유자는 1465년 조선 초기 문신이며 서예가인 정난종의 글씨를 본떠 만든 활자이다.
전시 2부는 조선 전기 과학기술을 알려주는 자리이다. 1583년에 제작된 승자총통과 1588년에 제작된 소승자총통을 볼 수 있다. 총통은 탄환을 넣고 심지에 불을 붙여 발사하는 무기로, 조선 전기 여진·일본과의 전쟁에서 사용됐다. 일반적으로 총통 손잡이 부분에는 음각으로 제작연도, 총통의 이름, 무게, 제작한 장인의 이름, 화약량, 탄환 수량이 적혀있다. 소승자총통 7점에는 ‘희손’, ‘김헌’, ‘말똥’이라 적혀 있어 장인의 이름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해시계인 ‘소일영’과 자동 물시계 부속품인 ‘일전’도 만날 수 있다.
전시된 금속활자를 세세하게 잘 볼 수 있도록 전시장 곳곳에는 확대경이 마련되어 있고, 사진을 담은 휴대용 컴퓨터도 비치되어 있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돕는다.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한 도록을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에서 집접 내려받을 수도 있다. 11월 둘째 주부터는 인사동 발굴 이야기를 받은 영상, 전시해설 영상을 문화재청 누리집(https://www.cha.go.kr)과 박물관 유튜브 채널(https://www.gogung.go.kr)에서 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 들머리에 금속활자를 본뜬 전시물이 설치되어 있다. 관람객들은 본격적인 관람에 앞서 해당 전시물을 직접 만져보며 금속활자를 이해할 수 있다. 김혜윤 기자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 개최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 갑인자가 전시돼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 6월 발굴 당시 금속활자들이 담겨져 있던 항아리. 김혜윤 기자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 전시된 금속활자를 한 관람객이 사진 찍고 있다. 김혜윤 기자
1588년에 만들어진 소승자 총통에 제작자 이름인 ‘김헌’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김혜윤 기자
제작 연도(1535년)가 적혀있는 동종 파편들이 전시돼있다. 동종은 조선시대 사찰에서 대중을 모으거나 의례를 할 때 사용한 종이다. 종을 고정하는 부분의 용모양 장식은 수염과 비늘이 사실적으로 조각되어 있으며, 등 위에 여의주를 뒷발로 거머쥔 모습에서 안정감과 생동감을 준다. 동종은 임진왜란 직전에 만들어진 많이 않은 16세기 범종의 소중한 예다. 김혜윤 기자
김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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