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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진실 외면·권력자 위선 고발…‘정의사회’ 갈망 증폭시켰다

등록 2011-09-28 11:42수정 2011-09-28 15:45

영화 의 한 장면.
영화 의 한 장면.
영화 ‘도가니’ 열풍 이유는
영화 <도가니>는 애초 투자자들의 선택을 선뜻 받지 못한 작품이었다. 제작사 삼거리픽쳐스의 엄용훈 대표는 “무거운 내용인데다, 결말이 권선징악이 아닌 먹먹한 느낌으로 끝나 우려가 많았다”며 “우리 생각보다 (관객 동원과 사회적 관심이) 빠르게 전개돼 당혹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22일 개봉한 <도가니>는 지난 주말부터 700만 관객을 동원한 <최종병기 활>을 끌어내리고 흥행 수위에 올라섰다. 예매율과 좌석점유율 모두 1위다. 누리꾼들의 주요 포털사이트 평점도 10점 만점에 9.5점에 이른다. 극장가 대목인 추석 연휴 뒤 나온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인데다, 장애인 성폭행 실화라는 불편한 이야기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열풍이다.

2009년 나온 공지영 작가의 원작 소설 <도가니>(창비)도 9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창비 쪽은 “영화화 뒤 이달에만 팔린 책이 18만부를 넘어섰고, 지금도 하루 1만수천부씩 나간다”고 전했다. 유명인사들도 응원에 나섰다. 조국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27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도가니> 같은 일이 재발한다는 것, 끔찍하다!”며 “<도가니> 팬클럽 같은 조직에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운동을 주도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송인 김제동씨도 지난 16일 시사회에 나와 “<도가니>는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상을 벗어난 <도가니> 돌풍은 잊혀진 장애인 성폭행 사건과 권력자들의 위선을 정면 고발하며 관객의 눈물과 공분을 불러일으킨 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배우 공유와 정유미, 아역배우들의 연기도 몰입을 높인다. 탄탄한 원작 줄거리를 따르되, 잔가지를 치고 빠르게 법정 장면으로 넘어간 영화적 ‘선택’도 한몫했다. 황동혁 감독은 “힘의 논리에 의해 이 사건이 어떻게 묻혀 가는지가 더 충격적이어서 법정 장면으로 빨리 넘어간 게 영화의 집중도를 높인 것 같다”고 했다. 평단에서도 “스릴러적 느낌을 살려내면서도, 권력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사회물로 확장시킨 연출력이 돋보인다”(이용철 영화평론가), “최근 몇년간 한국 영화에서 <도가니>처럼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옳은 가치이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적극적으로 다룬 작품이 거의 없었다”(안시환 영화평론가)는 호평이 나온다.

사회 전반적으로 정의에 대한 갈망이 높아진 상황에서 <도가니>가 관객들 마음에 내재된 정의와 분노의 ‘코드’를 건드렸다는 시각도 있다. 강일우 창비 부사장은 “사회현상과 맞물린 것 같다”며 “정의롭지 못하고 원칙 없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영화가 나왔고, 배우, 작가, 에스엔에스(SNS) 등과 결합하면서 돌풍을 일으킨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제작사 쪽은 영화의 사회적 반향이 커지자 고교생 등 더 많은 관객이 볼 수 있도록 관람등급을 낮추는 재심의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황 감독은 “일부 폭행, 성추행 장면을 삭제하고 다른 장면을 보강해 다음주께 등급 신청을 다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호진 최재봉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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