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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달고팠던” 재일교포 안창림, 오늘밤 꿈을 메친다

등록 2016-08-08 10:41수정 2016-08-08 10:42

2년 전 일본에서 건너와 태극마크
오늘 밤 10시30분부터 금빛 메치기 시작
안창림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오후 브라질 상파울루시 이비라푸에라 유도 아카데미에서 열린 사전 전지훈련 첫째 날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안창림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오후 브라질 상파울루시 이비라푸에라 유도 아카데미에서 열린 사전 전지훈련 첫째 날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유도를 즐기는 게 가능할까요?” 2015년 3월, 연극 <유도 소년>을 보고 나온 안창림은 이렇게 되물었다. 유도 선수가 슬럼프를 이겨내고 유도를 즐기게 되는 대목에서 그는 유독 감정 이입했다. “훈련이 정말 힘들거든요. 일본은 훈련 시간도 짧고 주로 매트에서 하는데 우리는 달리기부터 유도, 웨이트까지 다 너무 힘들어요.”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힘든 시간을 버텨온 이유는 단 하나. 그는 8일 밤 10시30분(한국시각)부터 브라질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6 리우올림픽 유도 남자 73㎏급에서 금빛 메치기에 도전한다.

안창림(세계 순위 1위)의 도전이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재일동포 3세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귀화 요청도 거절했다. 재일동포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1988 서울올림픽 이후 28년 만이다. 메달을 목에 걸면 1976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0년 만이고, 금메달은 최초다. 지금껏 재일동포 선수가 올림픽에서 딴 메달은 3개. 모두 유도(1964년 김의태 동메달, 1972년 오승립 은메달, 1976년 박영철 동메달)에서 나왔다. 73㎏급 올림픽 금메달은 2004 아테네올림픽(이원희)이 마지막이다.

6살 때부터 유도를 했던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싶다는 생각에 2014년 2월 한국에 왔다. 지금은 은퇴한 전 국가대표 안병근의 눈에 띄어 용인대 3학년으로 편입했다. 전 유도 남자 국가대표 조인철 감독 당시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훈련받았고, 2014년 11월 한국에 온 지 아홉달 만에 처음으로 국가대표 1진이 됐다. 안창림은 지난해 <한겨레>에 “집이 가라테 도장을 했다. 아버지가 가라테 선수 출신인데, 다른 무도를 한번 해보라며 유도를 시키셨다”고 했다. “유도를 하면 할수록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고 한다.

그 꿈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를 지도해왔던 조인철 전 감독은 “업어치기 기술이 좋고, 일본의 군더더기 없는 정통 유도 기술과 한국 유도의 변칙 업어치기를 적절히 접목하는 기술을 잘 구사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태릉선수촌 입촌 뒤 변칙 업어치기에 능한 최민호 여자유도 대표팀 코치로부터 세밀한 지도를 받았다고 한다. 유도계는 그 기술이 제대로 구사된다면 재일동포 최초의 금메달, 12년 만의 유도 73㎏급 올림픽 금메달도 가능하다고 내다본다.

준결승에서 맞붙게 될 오노 쇼헤이(일본·세계 4위)를 넘어야 한다. 안창림은 오노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2014년 일본 도쿄 그랜드슬램 8강전, 지난해 뒤셀도르프 그랑프리 준결승, 같은 해 세계선수권 준결승과 올해 2월까지 4차례 대결에서 모두 졌다. 8강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프랑스도 조심해야 한다. 안창림도 올림픽 전 미디어데이에서 “오노는 힘이 좋아 양손으로 도복을 잡히면 이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오노에 대비한 특별훈련을 꾸준히 해왔다. 조 전 감독은 “안창림이 오른쪽 기술을 사용하는 선수한테 약한데 오노가 그렇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변칙 기술을 잘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인 올림픽이라는 중압감을 견디는 것도 숙제다.

2014년 한국에 온 그는 한국말도 곧잘 한다. “잘해야 해서 꾸준히 공부했더니 어느 날 잘되더라”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유도 대회만 나가면 졌다는 그가 고3 때 실력이 부쩍 는 이유도 “잘해야 해서 꾸준히 연습했더니 어느 날 되더라”고 했다. 올림픽도 “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해온 그의 진가는 8일 밤 10시30분, 리우 무대에서 펼쳐진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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