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려한 휴가>
[토요판] 이승한의 몰아보기
<화려한 휴가>(2007, 김지훈 감독)
<수퍼액션> 23일(일) 저녁 6시 <한겨레>를 읽으실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글을 드립니다. 안녕하신지요. 저는 티브이를 보고 글을 쓰는 글쟁입니다. 다소 거창한 직함이지만 세간에선 편의상 티브이평론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렇게 말씀드리면 이해가 빠르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박근혜 당선인님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부친께서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드리우신 거대한 암흑 때문만은 아닙니다. 저는 당선인님의 정견에 동의하지 않고, 공약은 공감하기도 어렵거니와 선명성과 구체성이 떨어져 실현 여부가 불확실하다 생각하며, 세 차례의 티브이 토론에서 보여주신 모습은 무능과 오만의 극치였다 생각합니다. 전 당신의 당선이 언짢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이렇게 글을 드리는 까닭은, 당선인께서 행사하시게 될 권력의 주인으로서 당부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첫머리에 적시하고 있지요. 제 지인 중에 이번 대선 기간 당선인님의 선거 캠프에서 뛴 이가 한 명 있습니다. 저에겐 후배뻘 되는 사람이지요. 보수주의자냐고요? 아닙니다. 적어도 제가 알기론 리버럴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왜 당선인님 캠프에서 뛰었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저도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말이 험합니다만, 용서하시길) “당신 제정신”이냐고 말이죠. 그 친구 대답이 재미있더군요. 한국은 뭘 해도 보수가 최소 35%는 기본으로 먹고 들어가는 나라이니, 그 보수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 정치에는 미래가 없다고, 그래서 바꿔보고 싶었다고 합디다.
전 당선인님께 별 기대가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친구의 기대만큼은 저버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의 보수와는 다른, 그리고 어렵겠지만 부친과도 다른,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당신의 당선으로 인한 저의 좌절은 제 몫이니 견뎌보겠으나, 뭔가 바꿔보고 싶다며 젊음의 어떤 날을 당신의 캠프에 바친 그 친구가 좌절한다면 전 진심으로 분노할 것입니다.
무슨 프로그램이 좋을까 고민 끝에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를 추천합니다. 32년 전 광주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신군부 세력에 맞서 분연히 일어난 선량한 이들에 대한 영화지요. 당선인님께는 다소 불편한 영화일 것을 알면서도 추천드립니다. 당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저 절반, 저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상흔을 마치 제 일처럼 아파하며 사는 이들도 함께 살아가는 나라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당신이 무슨 결정을 내리든 제일 먼저 고려하는 일이기를 바랍니다. 내키진 않으나 앞으로 나라를 이끌고 갈 당신이기에, 당선인님의 행운을 빕니다.
이승한 티브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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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한 티브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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