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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포퓰리즘’ ‘인간 박정희’…개국프로부터 보수 편향

등록 2011-11-30 20:28수정 2011-12-01 11:13

가 대주주인 종편 방송 의 임직원들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채널 설명회에서 광고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가 대주주인 종편 방송 의 임직원들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채널 설명회에서 광고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미디어괴물’ 종편 출범|콘텐츠 어떤 문제점 있나
신문 논조 복제해 프로그램 생산 우려
지면기사, 영상화 콘텐츠로 다시 소개도
‘기업가 열전’ 등으로 친기업 성향 이어가
1일 개국방송을 내보내는 종합편성채널 4곳의 대주주는 보수적 성향의 신문들이다. 이 방송들의 보도 방향과 콘텐츠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종편들은 이미 보수·친기업 편향 시각이 그대로 배어 있는 드라마와 교양 프로그램을 개국 특집으로 준비하고 있다. 신문·방송의 취재부서를 한 공간에 두고 밀접하게 협업하겠다는 방침 역시 신문의 편향적 논조가 방송에서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종편 콘텐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친기업 성향의 다큐·기획물이다. <동아일보>가 대주주인 <채널에이>는 지난 10월5일 광고주를 상대로 한 채널설명회 때 개국특집으로 교양 프로그램 <어메이징 스토리, 대한민국 산업경제 발달사-대기업의 성공, 좌절, 도전사>를 내보내겠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대기업 성장 스토리를 집중 조명하겠다는 뜻이다. <조선일보>가 만든 종편 <티브이조선>은 같은달 18일 설명회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지하는 최후의 보루”를 자처하며 <기업가 열전, 대(大)한국인 정주영>(가제) 등의 기획성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기업가 열전’이라는 제목으로 볼 때,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시작으로 주요 대기업 총수를 연이어 다룰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의 <매일방송> 역시 개국특집으로 다큐 <한국 경제의 빅3를 만나다>를 준비중이다. 매일방송은 10월24일 설명회에서 “한국 경제의 성공을 이끌어낸 국내 대표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과 경영론을 다룰 것”이라며 “기업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거인의 방’에 기업 총수를 직접 초빙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종편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종편사가) 기업들은 창업주 평가에 약하다는 사실을 노리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조중동의 보수적 논조가 엿보이는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티브이조선의 남유럽 경제위기를 다룬 <안티 포퓰리즘-공짜의 역습, 지중해를 가다>는 현재 제목을 뺀 나머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판단하기 이르지만, 남유럽 경제위기의 원인을 복지의 과잉으로 풀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채널에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50부작 드라마 <인간 박정희>를 개국 특집으로 내년 2월부터 방송할 예정이다. 정세호 채널에이 드라마국장은 “현재 2명의 작가가 드라마를 집필하고 있으며, 캐스팅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정 국장은 지난 10월5일 채널설명회 뒤 제기됐던 ‘박정희 미화’ 우려를 의식한 듯 “정치색은 최대한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삼은 드라마를 내보내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책임은 뒤로 미룬 채 그의 인간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춰 일방적 미화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 부문에서도 종편이 대주주인 조중동 등의 보수적 논조를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채널에이와 티브이조선은 신문-방송 통합 뉴스룸이라는 협업 체제를 꾸려놓았다. 방송 보도본부와 신문 편집국이 한공간에 ‘통합’되는 것이다. 특히 체널에이는 신문과 방송의 동일 취재부서를 바로 옆 공간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예컨대 신문과 방송의 정치부장이 바로 옆 자리에서 뉴스 아이템 선정과 보도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다. 채널에이 쪽은 “채널에이와 동아일보의 각 취재부서는 같은 사무공간을 이용하면서 공동 취재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고 밝혔다. 채널에이는 또 저녁 메인 뉴스프로그램에서 ‘미리 보는 동아일보’ 코너를 마련해 다음 날치 신문 기사의 주요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다.

티브이조선은 이달 방영 예정인 시사보도 프로그램으로 <크로스미디어 와이(WHY)>를 소개했다. 매주 토요일 밤 10시50분에 방송하는 이 프로는 조선일보 지면에 등장한 사건, 인물 등의 아이템을 영상콘텐츠로 다시 소개하는 것을 기본 콘셉트로 하고 있다. 곧 ‘티브이로 보는 조선일보’인 셈이다. ‘조중동 방송’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조중동 지면 역시 자사와 관련된 종편 홍보성 기사로 이미 넘쳐나고 있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자사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 인터뷰 등을 지면에 싣는 것은 보도를 빌미로 한 채널 홍보”라며 “이런 식으로 홍보에만 몰두하는 것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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