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미디어렙 설립 발표…내달 광고주 설명회
노조·시민단체 “미디어 공공성 파괴” 비판
노조·시민단체 “미디어 공공성 파괴” 비판
오는 12월 개국 예정인 종합편성채널이 직접 광고영업에 들어간 가운데 지상파인 <에스비에스>(SBS)도 자사가 운영권을 쥔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설립을 발표하며 사실상 광고 직거래를 선언했다. 언론단체들은 종합편성채널에 이어 지상파까지 직접 영업을 할 경우 미디어 생태계가 급격하게 허물어질 것이라면서 정치권이 조속히 방송 광고 시장의 공익성을 담보할 미디어렙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스비에스 모회사인 에스비에스미디어홀딩스는 27일 “이사회에서 미디어 광고판매 대행사인 ‘미디어 크리에이트’를 법인 설립하여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미디어크리에이트의 자본금은 150억원이며 대주주는 홀딩스로 일본의 유력 광고회사인 하쿠호도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홀딩스는 지역민방의 추가 지분 참여 등을 통해 홀딩스의 지분율을 40%로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는 방송법이 규정한 지상파 방송사의 1인 지분 한도와 공정거래법이 규정한 지주회사의 계열사 지분 소유 한도가 모두 40%임을 고려한 것이라고 홀딩스는 설명했다. 다음달 14일엔 광고주를 초청해 광고영업 방식의 변화 등을 알리는 설명회를 할 예정이다.
홀딩스는 “종편 등장 등 미디어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회의 광고 관련 입법 제정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우선 입법 논의의 범위 안에서 민영 미디어렙을 설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에스비에스는 26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해 이와 관련한 사전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2009년 12월 ‘지상파 방송광고 거래에 관한 권고안’을 내놓고 입법 전 독자적 광고영업 자제를 요청했으나 최근 에스비에스 쪽의 미디어렙 설립 움직임에 대해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홀딩스의 신동욱 홍보총괄 이사는 에스비에스의 직접영업 개시 시기를 두고, “(현재 광고수주 대행을 하고 있는)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인력과 시스템 지원 등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비에스는 27일 자사의 광고 직접영업에 반발하고 있는 9개 지역민방 사장들과 만나, 미디어렙 설립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지역민방에 자사렙 지분 18%와 최근 3년치 평균 광고 배분율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
학계와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김민기 숭실대 교수는 “지상파가 종편 출범을 틈타 직접 영업에 나서는 것은 자사 이기주의의 극대화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에스비에스가 나서면 문화방송도 가세할 것이어서 우리나라 방송체제가 정글화될 것”이라며 “방통위가 나서서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사렙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문화방송도 다음달 관련 팀이 별도의 사무실에 입주하면서 본격적인 설립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에스비에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독자영업 선언은) 에스비에스의 위상을 조중동 종편 수준으로 추락시키는 등 미디어 공공성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도 “아무리 포장해도, 광고 직접영업은 ‘미디어렙’이 될 수 없으며, 그 본질은 에스비에스홀딩스와 그 사주의 탐욕 추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에스비에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독자영업 선언은) 에스비에스의 위상을 조중동 종편 수준으로 추락시키는 등 미디어 공공성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도 “아무리 포장해도, 광고 직접영업은 ‘미디어렙’이 될 수 없으며, 그 본질은 에스비에스홀딩스와 그 사주의 탐욕 추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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