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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우스, 어땠어?] 이종석이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일까?

등록 2022-08-11 09:00수정 2022-08-11 09:29

[드라마톡 볼까말까-빅마우스]
간혹 합 안 맞는 장르, 누명 쓰는 과정 허술함
아쉬움 있지만 ‘누가 빅마우스냐’ 긴장감 커
의외의 누아르 캐스팅 이종석·임윤아 연기도 관심

<빅마우스>는(문화방송 금토 밤 9시50분)는 승률 10%의 변호사 박창호(이종석)가 특권층의 변호를 맡았다가 사건에 휘말려 희대의 사기꾼 ‘빅마우스’가 된 이야기다. 교도소에 수감되어 살아남으려고 빅마우스인 척 생활한다. 그의 누명을 벗기려고 아내이자 간호사인 고미호(임윤아)와 사무장이자 장인인 고기광(이기영), 친구이자 변호사인 김순태(오의식)가 함께 나선다. 이종석과 임윤아가 부부로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시청률은 1회 6.2%로 시작해 4회 8.6%(닐슨코리아 집계)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연출 오충환, 극본 김하람, 크리에이터 장영순-장영철 작가.

정덕현 평론가 = 서민들의 시선으로 보면 범법행위를 저지르고도(심지어 감옥에서조차) VIP로 살아가는 이들과, 치열하게 생존해야 겨우 살 수 있는 박창호의 대비는 주인공에 정서적으로 몰입하게 한다. 감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짜 빅마우스 행세를 하고 그것이 실제로 효과를 보는 박창호의 감옥 성장 서사 또한 서민들의 정서를 자극한다.

이종석과 임윤아 같은 누아르 장르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세웠다는 점도 흥미롭다. 특히 이종석은 부드러운 이미지가 멜로에 더 어울릴 법한데, 그래서인지 감옥에서 겪게 되는 살벌한 상황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게 한다. 캐스팅이 기대되는 진짜 이유는, 장영철, 정경순 작가라면 ‘멜로이미지의 반전’ 정도의 효과를 보려고 이종석을 캐스팅하지는 않았을 것란 믿음이다. 슬슬 이종석이 진짜 빅마우스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이종석 캐스팅 자체가 이중 트릭을 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범법자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외모를 갖고 있어 누명을 쓴 자의 안타까움을 극대화하지만, 실제로 빅마우스라고 드러나는 순간에 오히려 시청자들은 거기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감옥이라는 공간이 난관을 넘어 조금씩 성장해가는 인물 서사와 유사한 점도 인상적이다. <빅마우스>는 마치 세헤라자데의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의 묘미를 즐기는 작품이다. 리얼리티보다는 상상력을 무한으로 끌고 가는 스토리 전개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이고, 그러면서도 그 안에 담긴 서민 정서 같은 것들이 조금 과한 과장 정도를 허용하게 하지 않을까. <옷소매 붉은 끝동> 이후 <닥터 로이어>까지 최근 조금씩 존재감이 살아나고 있는 <문화방송> 드라마가 이 작품을 통해 좀 더 위상을 높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남지은 기자 = 이 드라마는 거꾸로 간다. 1회부터 재미있어야 시청자를 잡는 요즘 미디어 시장에서, 4회까지 보고 난 느낌은 ‘글쎄’다. 배우 이름값도 그렇지만, 제작진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에 견주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런데 명성은 그냥 붙는 게 아니란 사실도 4회가 끝난 뒤 재확인했다. 4회가 끝나고 5회 예고 영상이 나오는 순간, 더 갈까 말까 고민도 사라진다. 예고편에서 “이제 내 방식대로 처리하겠다(?)”는 대사와 함께 이종석이 더 강하게 빅마우스인 척하는 장면이 나온다. 빅마우스의 정체가 밝혀진다고 해도 그것 역시 속임수일까 아닐까, 생각하면 드라마에 흥미가 갑절로 생긴다. <빅마우스>는 누가 진짜 빅마우스냐를 추측하는 재미가 4부까지 힘이다. 여러 가지 다양한 아쉬움에도 다음 회를 놓지 못하는 이유다.

결국 빅마우스가 누구냐, 진짜 박창호가 빅마우스냐가 드라마의 중요한 포인트인데, 4부까지는 이를 위해 깔아놓은 게 너무 허술한 게 문제다. 그가 빅마우스가 되는 사연을 좀 더 탄탄하게 보여줬다면, 초반부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을 법하다. 박창호를 교도소에 보내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과정에서 설득력이 부족했다. 4부까지는 장르가 따로 노는 느낌도 든다. 장면에 따라 드라마는 누아르로 가는데, 캐릭터는 코믹 멜로를 걷는 식이다. 교도소 안과 밖의 분위기가 다를 때도 있다. 교도소 안은 이종석의 내레이션도 그렇고 ‘히어로 물’을 찍는 것 같다. 박창호가 죽고 싶어서 일부러 싸움을 거는데 자신도 모르게 큰 힘을 발휘해 주먹 한 방으로 상대를 이긴다. 사위와 장인, 아내와 남편의 관계 설정은 좋은데, 악인 캐릭터, ‘미호가 윗집 청년들을 제압하는’ 등 부부의 애틋함을 보여주는 장면 등 식상한 지점도 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서 보고 있어도 ‘이거 지금 속임수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 드라마의 큰 장점이다.

김효실 기자 = 어둡고 불온하고 비정한 분위기와 절절한 로맨스, 가족애 등 휴먼과 코믹 요소가 뒤섞여 있다. 부부·가족 누아르 장르를 보는 느낌이다. 1~4회에서는 주인공 부부 박창호(이종석)와 고미호(임윤아)의 과거 연애 장면이 중간중간 비중 있게 등장하는데, 장르가 장르인 만큼 어쩔 수 없이 긴장감을 갖고 보게 된다. ‘혹시 나중에 박창호가 진짜 빅마우스였다면 이 장면들이 다 반전이겠는데?’하면서…. 연출과 연기가 보기에 거슬리는 건 아니지만, 장르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희대의 사기꾼 빅마우스의 정체에 대한 ‘떡밥’들을 주섬주섬 챙겨보는 재미도 있다. 4회 만에 박창호의 조력자 다수가 후보군에 올랐다. 경찰 출신 장인어른(이기영), 오랜 친구 김순태(오의식), 교도소에서 만난 제리(곽동연)와 방장 노박(양형욱) 등등. 승률 10%도 안 되는 무능한 ‘빅마우스’(big mouth) 변호사가 어떻게 큰 사건을 맡자마자 희대의 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 못지않게 유능해질 수 있는 것인지. 알고 보면 두 빅마우스는 박창호의 서로 다른 인격이 아닐까?

드라마의 헐거운 부분을 이종석이 연기로 하드캐리(?)해서 볼 만하다. 아내 고미호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 눈빛이 달라지는 모습, 고미호 앞에서만 눈물을 쏟는 등 약해진 모습을 드러내는 게 인상적이다. 고미호도 기존 드라마에서 남편을 사랑하지만 인질이 되는 등 ‘민폐캐’로서만 소비되곤 했던 여성 캐릭터들와 달리, 박창호의 실질적 조력자로서 자신만의 역할을 해내는 게 인상적이다.

다만 폭력적인 장면의 수위가 ‘굳이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4회에서는 징벌방에서 재소자가 죽었다는 걸 20여초에 걸쳐서 다양한 각도로 여러 차례 보여준다. 폭력을 강조하지 않아도 극의 긴장감이 충분해서 이런 부분이 더 아쉽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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