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극립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은 깜짝 무대가 화제를 모았다. 바로 소녀시대 멤버 서현이 출연해 북한 예술단과 함께 노래를 부른 것이다. 공연 말미에 등장해 북한 가수들과 손잡고 ‘다시 만납시다’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고, 공연이 끝난 뒤 포옹을 하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걸그룹 멤버와 북한을 대표하는 예술단이 한 무대에 오른 모습이 또 다른 감동을 안겼다.
서현의 출연은 당일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서현 쪽은 1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당일날 섭외 요청이 와서 무대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무대 리허설을 할 시간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서현 쪽은 공연에 참여한 소감, 서현이 짧은 시간 안에 이 노래를 어떻게 연습했는지 등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는 함구했다.
서현의 출연은 청와대 쪽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정부합동 지원단은 12일 “처음 북쪽 공연단은 연습기간 문제로 남북 가수 합동 공연에 난색을 표했으나 우리쪽의 설득으로 남북공동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세대를 아우르는 인지도 등을 고려해 서현을 섭외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합동 지원단은 “북쪽 공연 보컬이 모두 여성이었고 우리 남성 가수를 출연 시키기엔 편곡할 시간이 부족했다. 관객 중 나이드신 어르신들을 고려해 인지도가 높은 가수 중에서 섭외를 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소녀시대의 인기가 높아 북쪽에서 서현을 요청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탈북 피아니스트인 김철웅 서울교대 연구교수는 12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소녀시대가 북한에서는 톱 (롤)모델이다”며 “(예술단원들의) 북한 가무를 보면 소녀시대를 따라한 것이다. 다른 걸그룹들의 춤은 약간 야하지만, 소녀시대의 절제된 군무는 북한의 현대와 맞다”고 말했다. 소녀시대 멤버들 중에서도 “북한은 얌전한 스타일을 모델로 하는 경우가 많다. 개성이 강한 것보다는 북한 입장에서는 약간 얌전한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서현을 택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공연이 끝난 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에스엔에스)를 통해 서현과 북한 예술단이 함께 공연하는 사진을 공개하고 “케이팝 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이 깜짝 출연했다. 서현은 에술단 가수들과 함께 손을 잡고 북한 노래 ‘다시 만납시다’를 열창해 남북합동공연을 선보였다”고 언급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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