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성북구 미아동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의 한 건물에서 강원도 문화올림픽 프로그램 중 하나인 상설테마공연 ‘천년 향’의 연습이 진행됐다. 김미영 기자
“두루미들 자리 잡고, 두루두루두루~. 조심해라, 물(빨간 선)에 빠진다. 자, 소녀 나오고 두루두루두루~.”
6일 늦은 저녁 서울 강북구 미아동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의 연습실. 평창겨울올림픽 기간에 강원도 문화올림픽 행사로 선보일 상설테마공연 ‘천년 향’ 준비가 한창이었다. 강원도의 자연을 담은 이야기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이 창작실험극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고 관객들도 가면을 쓰고 작품에 참가한다.
■ 산과 바다가 무대로 이번 평창올림픽의 열쇳말 중 하나는 ‘문화올림픽’이다. 올림픽이 시작되면 평창·강릉·정선·원주 등 강원도 곳곳에서 공연과 전시가 펼쳐진다. 이중 핵심은 ‘이것만은 놓치지 말라’는 의미로 강원도가 준비중인 문화프로그램 ‘빅10’. 강원도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김태욱 총연출감독은 “강원도의 숲, 호수, 해변 등등 강원도의 으뜸 자원인 자연을 작품의 소재로 삼은 콘텐츠가 많다”고 설명했다.
테마공연인 ‘천년 향’도 그중 하나다. 강릉 솔향수목원과 경포해변에서는 각각
‘체험형 미디어아트 특별전’과
‘올림픽 설치미술전’이 열린다. 체험형 미디어아트 특별전은 마치 동화 속 세계에 들어온 듯 숲을 거닐며 첨단기술과 예술이 결합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달이 환한 밤이면 하늘·호수·바다·술잔·님의 눈동자까지 다섯 개의 달이 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경포호 일대에서는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오륜별빛 문화예술거리’도 꾸며진다.
올해 2월에 열린 2017 평창겨울음악제. 강원도청 제공
■ 검증된 예술제를 버전 업! 이미 검증된 문화행사를 다듬어 선보이는 것도 있다.
‘평창겨울음악제’는 2004년 출범해 국제적 클래식 음악축제로 자리 잡은 ‘평창대관령음악제’의 겨울 버전이다. 클래식과 재즈를 테마로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이미 선보였다. 정명화·정경화씨가 예술감독을 맡아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가을마다 원주를 춤의 도시로 만드는 ‘원주 다이내믹 무용카니발’의 외전으로
‘원주 윈터 댄싱카니발’도 만들었다. 해외 20개국 50여팀, 국내 150여팀이 참여해 강원도의 매서운 추위도 물리칠 춤판을 벌인다. 현대 미술축제인 평창비엔날레가 이름을 바꾼
‘강원국제비엔날레’는 환경오염, 신계급주의, 순혈주의 등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해결되지 않는 다양한 문제를 성찰하는 ‘악의 사전’을 주제로 삼았다.
평창비엔날레가 내년 2월에 강원국제비엔날레로 이름을 바꿔 열린다. 지난 2월 ‘익명과 미지의 귀환’이라는 주제로 열린 평창비엔날레의 한 전시 장면. 강원도청 제공
■ DMZ에서 연극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평화의 메시지도 전한다. 비무장지대(DMZ) 인접 지역에서는 평화를 염원하는 행위예술, 연극 등을 선보이는
‘비무장지대 평화예술제’가 열린다. 임진각, 통일전망대 등에 비무장지대 철조망으로 만든 작품을 각각 전시해뒀다가 폐막식 3일 전에 고성으로 작품과 아티스트들을 모아 1박2일 난장을 펼칠 예정이다.
전통적인 문화유산도 뽐낸다. 단종 역사 유적지인 영월에서는 조선 시대 임금으로 유일하게 장례를 치르지 못한
단종의 국장이 재현된다. 세계문화유산에 올리기 위해 2007년부터 노력해 온 문화행사 중 하나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2020년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만큼 동북아의 문화·체육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판을 펼치는
‘한·중·일 문화교류’도 마련됐다. 한국의 창극, 중국의 경극, 일본의 가부키를 만날 수 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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