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작가
영화 <도가니> 원작자인 소설가 공지영(48)씨는 “쓰레기통에 처박힌 장애인 학생들의 인권을 지켜주고 싶었다”고 했다. 공씨는 28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소설 <도가니>를 쓰기로 결심한 이유와 과정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공씨가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처음 접하고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한겨레> 보도로부터 출발한다. “당시 <한겨레> 기사를 봤어요. ‘(가해자들이)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순간 청각 장애인들의 울부짖음이 법정을 울렸다’는 구절이 나와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들이 울부짖었을까. 사건 내용을 알아본 뒤 경악했습니다.”
공씨는 피해 학생들을 만나고 나서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아이들이 너무 가여웠어요. 아이들을 위해 맹세하게 됐습니다. 꼭 잘 읽히는 소설을 써서 이 사건을 알려야겠다고요.”
공씨가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뒤 그를 한번 더 채찍질한 것은 한 전직 판사들과의 대화였다. “막 법복을 벗은 판사들을 만나 물어봤어요. 세상에 어떻게 이런 판결이 있을 수 있냐고요. 들려오는 대답은 이거였어요. ‘부장판사가 되기까지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하는지 아세요. 그런 판사가 벙어리 인권 지키자고 윗사람에게 찍힐 수 있는 판결 내리겠습니까.’ 이 얘기를 듣고 ‘장애인들의 인권은 쓰레기통에 처박혔구나. 이 버려진 인권을 주워다 내가 꼭 얘기하고 말겠다’고 생각했어요.”
공씨는 <도가니>의 흥행 돌풍에 대해 “전혀 예상 못했다”고 했다. “남의 아픔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사회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변한 것 같아요. 남의 불행에 무관심하면 안된다는 열망들이 살아난 것 같아요. 경쟁을 심화시켜 끊임없이 낙오자를 양산한 이명박 정부 들어서 생긴 변화 같아요.”
소설과 영화 모두 아이들이 겪은 성폭행을 잔인할 정도로 상세히 묘사했다. 이런 묘사가 꼭 필요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공씨는 “꼭 필요한 묘사였다”고 했다. “그걸 다 생략하고 가면 그 처참함을 알까요. 아이들이 겪은 사건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알아야 그 재판결과도 얼마나 끔찍했는지 알 수 있어요.”
공씨는 소설과 영화가 인기를 끄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법이 바뀌는 데까지 나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2007년 정부가 사회복지 설립 허가를 받은 사학재단의 외부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가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된 것을 염두에 둔 주장이다.
“분노스러워요. 지금처럼 여론 분위기가 좋을 때 다시 이 법을 추진했으면 좋겠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분노만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공씨는 언론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놓았다. “저는 요즘 에스엔에스(SNS)에 유통되는 뉴스만 봐요. 언론이 망가졌잖아요. 언론들이 인화학교 사건을 파헤쳐주었다면 이런 비극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거예요.” 마지막으로 공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 불의에 대한 침묵의 카르텔 깨고 각성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재현기자catalunia@hani.co.kr ‘도가니’ 배경 인화학교 사건 그 후 <한겨레 인기기사> ■ 4년간 “없다”던 FTA서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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