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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한국은 흥미진진…그 다양성 찍었다”

등록 2008-07-02 12:05수정 2008-07-08 16:13

6월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매그넘 총회 파티에서 ‘매그넘 코리아’ 프로젝트에 참가한 매그넘 사진작가 12명이 <한겨레>가 준비한 펼침막을 들고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리 그뤼에르, 알렉스 마욜리, 스튜어트 프랭클린 매그넘 회장, 리즈 사르파티, 이언 베리, 구보타 히로지, 르네 뷔리(뒤편 모자 쓴 이), 크리스 스틸 퍼킨스, 토마스 횝커, 일라이 리드, 마틴 파, 엘리엇 어윗.
6월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매그넘 총회 파티에서 ‘매그넘 코리아’ 프로젝트에 참가한 매그넘 사진작가 12명이 <한겨레>가 준비한 펼침막을 들고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리 그뤼에르, 알렉스 마욜리, 스튜어트 프랭클린 매그넘 회장, 리즈 사르파티, 이언 베리, 구보타 히로지, 르네 뷔리(뒤편 모자 쓴 이), 크리스 스틸 퍼킨스, 토마스 횝커, 일라이 리드, 마틴 파, 엘리엇 어윗.
4일부터 예술의전당 전시…“10년간 없을 대형기획”
“세계 최고수준 사진 엄선…최소 100만명 관람 기대”
파리서 만난 ‘매그넘 코리아’ 작가들

매그넘 소속 사진가 20명은 지난 1년 동안 한국을 찾아 저마다 주제와 지역을 나눠서 한국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은 전시회 개최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왔고 사진집도 곧 발간된다는 소식에 지난해 한국을 찍었던 작업을 회상하며 성공적인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매그넘 코리아’ 작업을 마친 뒤 자신의 최신 대표작 리스트를 바꾸었을 정도로 이번 사진전에 거는 이들의 기대는 매우 컸다. 25년째 세계 각국의 강과 바닷가 풍경을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는 아리 그뤼에르(67·벨기에)는 역작 <강변>(Rivages)의 최신 개정판에 한강시민공원에서 찍은 오리유람선 사진 등 한국의 사진 두 장을 전격 추가했다.

한국을 찍으면서 국내에서 워크숍도 열었던 데이비드 앨런 하비(64·미국)는 “홍대 앞거리에서 마주쳤던 10대와 대학생들을 찍으면서 젊은이들의 깊은 내면 세계와 생기 있고 발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1년 전의 작업을 떠올렸다. 그는 “매그넘 코리아 전시회와 책자 발간은 대단히 용기 있는 프로젝트”라며 “적어도 100만명은 전시회장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매그넘코리아’전 개막…다음달 24일까지 예술의 전당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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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노 바르베(왼쪽)가 동료들과 함께 매그넘코리아 소식을 담은 <한겨레> 기사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
브뤼노 바르베(왼쪽)가 동료들과 함께 매그넘코리아 소식을 담은 <한겨레> 기사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세상을 원망하는 듯한, 아름답고도 슬픈 눈빛의 아프가니스탄 소녀 사진으로 유명한 스티브 매커리(58·미국)는 “보령 머드축제에서 찍은 사진들이 아직도 기억에 새롭다”며 “세계 최고 작가들이 흥미진진한 나라를 찍어 엄선한 사진만 골랐으므로 아주 볼 만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전시회 성공을 확신했다.

독일의 노사진가 토마스 횝커(72)는 파티장에 부인과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에서 유치원 어린이들과 카이스트 학생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며, 특히 아인슈타인의 모습을 한 첨단 로봇 ‘알버트 휴보’가 가장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6일 예술의 전당 ‘매그넘 코리아’ 전시장에서 열리는 대강연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외로움과 소외를 표현하는 사진을 주로 찍은 대만 출신의 치엔치 창(47)은 조용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한국을 떠올렸다. 해수욕장의 젊은이들이 인상깊었다는 그는 “내 사진에 찍힌 모든 이들이 전시장에 오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에서 군과 경찰, 소방서 등을 찍은 크리스 스틸 퍼킨스(61·영국)는 “나는 유독 사진이 잘 안 되어 다른 작가들보다 한국에 1주일을 더 투자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작가들과 인터뷰를 이어가는 사이, 올해 여든살이 된 프랑스의 ‘개구장이’ 작가 엘리엇 어윗이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슬그머니 나타났다. 매그넘 코리아 전시와 사진집으로 선보일 그의 사진을 어떻게 보면 좋겠느냐고 묻자 한 마디 툭 던졌다. “그냥 보이는 것만큼 보면 된다. 나는 복잡한 사진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내 사진은 모두 간단하다. 보는 즉시 바로 이해할 수 있다.”

2년 전 <한겨레>가 창간 20돌 기념행사로 매그넘 코리아 사진전을 준비한 첫 단계부터 창구역을 맡아온 일본 작가 구보타 히로지(69)는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한겨레>와 계약을 마치고 매그넘 회원들에게 한국에서 20명이 작업을 하기로 했다고 하자, 서로 ‘내가 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난처했다”며 “참여 작가를 25명으로 늘려보려 했지만 20돌이란 취지 때문에 아쉽게도 한국에 오지 못한 회원들도 많았다”고 숨은 뒷이야기를 전했다. 구보타는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다양함이 넘치기 때문에 많은 동료들이 이 나라에 매력을 느꼈던 것”이라며 “앞으로 10년 동안은 매그넘을 포함한 그 어떤 사진 프로젝트도 이 만한 대형 기획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글·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매그넘 총회서 하는 일은

회원 권익보호 사업 승인표결 통해 신입회원 선정

6월27일 파리의 한 전시장 공간에서 매그넘 총회 장면. 스크린 양쪽에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등 작고한 매그넘 회원들의 얼굴사진이 놓여 있다.
6월27일 파리의 한 전시장 공간에서 매그넘 총회 장면. 스크린 양쪽에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등 작고한 매그넘 회원들의 얼굴사진이 놓여 있다.

매그넘 포토스는 런던·파리·뉴욕·도쿄 등 세계 4곳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매그넘의 총회는 1년에 한 번 열리는데, 올해 파리에 이어 내년엔 런던에서 개최된다. 올해 총회는 파리 18구역의 오귀스트 르누아르 고등학교 교실을 빌려 소박하게 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둘쨋날부터는 부근 한 빌딩에 있는 명차 전시장에서 진행됐다.

매그넘 총회의 중요한 안건은 신입회원 선정,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회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예산 보고와 사업 승인 등이다. 권익보호는 1947년 로버트 카파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등이 매그넘을 창립할 때의 취지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회원 사진가들이 경제적 사정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 놓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매그넘의 최고 관심사다. 그래서 어느 지부에서 매그넘 로고 티셔츠를 판매한다는 것 같은 사소한 계획도 모두 회원들에게 알리고 검토한다고 한다.

세계 사진가들이 명예의 전당 입성처럼 여기는 이곳에 올해 3명의 새 정회원이 탄생했다. 프랑스의 앙투안 다가타(47), 노르웨이의 요나스 벤딕센(31), 미국의 알렉 소스(39)다.

매그넘 회원 선정은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는 후보지명자 단계다. 매그넘에 작가들이 보낸 포트폴리오를 전체 회원이 심사하고 토론한 뒤 표결에 부치는데, 과반 득표를 얻어야 후보지명자가 될 수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2명이 새 후보지명자가 됐다.

그 다음은 준회원이다. 후보지명자로 뽑힌 지 2년 뒤에 다시 작품을 총회에 제출해 역시 과반 찬성을 얻어야 준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정회원은 최소 2년 동안 준회원 활동을 한 뒤에 또다시 포트폴리오를 총회에 제출해 결정된다. 정회원은 기준이 훨씬 엄격해서 전체 회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만 될 수 있다. 정회원 선발 토론은 정회원들만 참석하며 공정성을 위해 변호사가 입회한다. 특이한 것은 대리투표제도가 있다는 점이다. 워낙 전세계에서 활동하다 보니 총회에 불참하는 회원이 종종 생겨서, 그들이 직접 지명한 회원이 불참자의 투표권을 같이 행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올해 뽑힌 정회원 3명은 모두 2004년 후보지명자로 시작해 4년 만에 정회원 자리에 올랐다. 파리/곽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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