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최우수 외국어드라마상을 수상한 <파친코> 팀.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쳐 한국인과 재외동포의 신산한 삶을 담아낸 애플티브이플러스 시리즈 <파친코>가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최우수 외국어드라마상을 받았다.
북미 영화·방송평론가들이 결성한 크리틱스 초이스 협회는 1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페어몬트 센추리 플라자 호텔에서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를 열고 <파친코>를 최우수 외국어드라마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파친코>는 후보에 오른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여총리 비르기트> <1899> <가르시아!> <더 킹덤 엑소더스> <클레오> <나의 눈부신 친구> <테헤란> 등을 제치고 트로피를 안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티브이플러스가 지난해 공개한 <파친코>는 한국·일본·미국에서 4대에 걸쳐 펼쳐지는 가족사를 다룬 8부작 드라마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뜻하지 않게 고향 부산을 떠나 일본으로 건너온 선자(김민하)의 신산한 삶을 씨줄로 하고, 1980년대 일본에서 성공을 위해 뛰는 손자 솔로몬(진 하)의 분투를 날줄로 삼아 코리안 디아스포라(이주민)의 역사를 직조해냈다.
<파친코>는 미국 회사 애플이 만든 미국 드라마이지만, 한국계 미국인들이 제작·연출하고 김민하, 윤여정, 이민호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했다. 연출을 맡은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전 감독, 총괄제작자 테레사 강-로, 제작자 수 휴, 배우 진 하까지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다. 제작비 1000억원 이상의 거대자본이 들어간 미국 드라마로선 이례적이다. 시즌1에 대한 호평에 힘입어 시즌2 제작도 확정된 상태다.
이로써 한국과 관련된 작품이 이 시상식에서 4년째 상을 타게 됐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감독상, 2021년 재미동포 2세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아역상, 2022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최우수 외국어드라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을 받은 바 있다.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는 북미 영화·방송평론가들이 영화와 방송 작품들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1996년 처음 열렸다.
한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은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했다. 이 부문 트로피는 인도 영화에 돌아갔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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