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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뉴진스 프로듀서 250의 앨범 <뽕>…2022년 ‘숨은 보석들’

등록 2022-12-29 11:00수정 2022-12-29 16:39

더 주목받았어야 마땅한 영화·OTT·가수·연주자
트로트와 첨단 전자음을 결합한 앨범 &lt;뽕&gt;을 발표한 디제이 겸 프로듀서 250.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트로트와 첨단 전자음을 결합한 앨범 <뽕>을 발표한 디제이 겸 프로듀서 250.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올해 이 작품과 예술가들은 더 주목받았어야 마땅하다. 예술적 성취에 견줘 덜 조명받은, 숨은 보석 같은 작품과 인물을 <한겨레> 문화팀 각 분야 담당 기자들이 선정해 강력 추천한다.

영화 &lt;오마주&gt; 스틸컷.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영화 <오마주> 스틸컷.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 여성 영화인의 빛나는 순간들, <오마주>

아이를 업고 메가폰을 잡았던 박남옥 감독과 <여판사>(1962)라는 당대 흥행작을 만들었던 홍은원 감독. 영화판에서 여성에 대한 강고한 배제를 뚫었던 두 여성 감독과 지금 활동하는 수많은 여성 감독들 사이엔 어떤 영화적 역사와 여성의 삶이 켜켜이 포개져 있을까? 신수원 감독의 <오마주>는 감독의 분신과도 같은 지완(이정은)을 내세워 영화와 여성 영화인의 역사를 미스터리극처럼 풀어가는, 흥미롭고도 가슴 뭉클한 영화다. 집안 사정도 흥행도 신통치 않은 여성 감독 지완은 영화 복원 일을 맡아 <여판사>의 사라진 필름을 찾아가면서 선배 여성 감독들의 고난과 그럼에도 꺼지지 않았던 열정, 아름답게 빛나는 영화적 순간들을 만난다. 여성영화인모임은 <오마주>의 신 감독에게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이정은에게 연기상을 안겼다.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lt;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gt; 스틸컷. 왓챠 제공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스틸컷. 왓챠 제공

■ 평양냉면의 맛,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영화관과 다르다. 보는 이를 즉각적으로 사로잡지 못하면 정지 버튼에 손이 가기 십상이다. 그래서 전개가 빠르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득세한다.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달고 맵고 짠 음식들로 가득한 상 한구석에 혼자 고고하게 놓인 평양냉면을 닮았다. 이혼 직전까지 간 남편(한석규)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내(김서형)에게 음식을 해주는 이야기가 서서히 스며든다. 슴슴한 평양냉면을 처음 먹고 이게 뭔 맛인가 싶다가도 나도 모르게 자꾸 생각나 다시 찾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이 드라마도 좋아할 것이다. 가수 정밀아가 만들고 부른 오에스티(OST)도 여운을 더한다. 지난 1일부터 매주 목요일 2화씩 공개하고 있으며, 총 12부작이다.

트로트와 첨단 전자음을 결합한 앨범 &lt;뽕&gt;을 발표한 디제이 겸 프로듀서 250.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트로트와 첨단 전자음을 결합한 앨범 <뽕>을 발표한 디제이 겸 프로듀서 250.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 최첨단 뽕짝 관광버스 운전사, 250

“트로트 틀어주는 효도 관광버스인 줄 알고 가볍게 탑승했는데 들어보니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러 가는 우주선이었음.” 디제이 겸 프로듀서 250(이오공)이 3월 발표한 앨범 <뽕>에 달린 음원사이트 댓글이다. 힙합과 케이팝 프로듀서로 활동해온 그가 갑자기 주목한 것은 ‘뽕짝’. 7년간의 지난한 탐구 과정을 거쳐 트로트와 첨단 전자음을 절묘하게 뒤섞은 결과물을 내놨다. 70대 노인이 부른 첫 곡 ‘모든 것이 꿈이었네’부터 관광버스 음악을 추구한 타이틀곡 ‘뱅버스’, 만화 <아기공룡 둘리> 주제가를 불렀던 오승원의 목소리로 막을 내리는 ‘휘날레’까지 듣고 나면, 한바탕 끈적한 꿈을 꾸고 난 것만 같다. 국내 평단은 물론 영국, 일본 등에서도 극찬을 쏟아내는 중이다. 그는 올해 그룹 뉴진스 노래들에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금호아트홀 제공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금호아트홀 제공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준결선에서 연주하는 첼리스트 최하영. ⓒThomas Leonard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준결선에서 연주하는 첼리스트 최하영. ⓒThomas Leonard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공동 우승한 피아니스트 이혁. 금호문화재단 제공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공동 우승한 피아니스트 이혁. 금호문화재단 제공

■ 케이클래식의 희망, 양인모·최하영·이혁

올해엔 유난히 많은 젊은 연주자들이 국제 콩쿠르 우승 행렬을 이어갔다. 임윤찬뿐만이 아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5월 핀란드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첼리스트 최하영은 6월 벨기에에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소식을 전했다. 피아니스트 이혁은 11월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일본 연주자와 공동 우승했다. 하나같이 명성과 권위를 자랑하는 굵직한 콩쿠르들이다. 그런데 과거 어느 해보다 콩쿠르 우승자가 많았던 때문인지 이들에 대한 관심이 분산됐다. 더구나 임윤찬에게 언론의 조명이 쏠리면서 다른 우승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다. 여기엔 국내 클래식 음악 시장이 협소한 탓도 작용했다. 시장의 확장은 한국이 ‘콩쿠르 강국’을 넘어 ‘클래식 강국’으로 가려면 넘어야 할 과제다.

문화팀 culture2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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