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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청춘멜로 어땠어] 대선으로 탁해진 마음, 멜로가 처방전

등록 2022-03-09 12:33수정 2022-03-09 13:52

방영 중인 청춘·멜로 작품 중 골라보기
2편씩 추천…<스물다섯 스물하나> 공통 1위
&lt;스물다섯 스물하나&gt;
<스물다섯 스물하나>

볼까말까 고민은 이제 그만! 매주 수요일 11시 <수요 드라마톡 볼까말까> ‘평가단’이 최근 시작한 기대작을 파헤칩니다. 주말에 몰아볼 작품 수요일쯤에 결정해야겠죠?

말 많고 탈 많았던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누가됐든 새 대통령이 탄생한다. 지지한 후보가 당선됐다면 이번 <수요드라마 톡 볼까말까>는 건너뛰어도 된다. 아니라면, 마음 추스를 시간을 가져보자. 방영 중인 청춘·멜로 드라마들이 도움될 것이다. 아쉬움에 굳어진 심장을 말랑하게 해주고, 머릿속 잡생각을 지워줄 수 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이긴 자에 박수를 보내는 것의 중요함도 알려준다. 청춘·멜로 내용 속에 지금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보인다. 이러려고 2022년 시작부터 청춘·멜로드라마들이 그렇게 쏟아졌던 것일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와 남지은 방송연예담당 기자가 그중에서 먼저 보면 좋을 두 작품을 추천했다.

&lt;스물다섯 스물하나&gt;
<스물다섯 스물하나>

■ 남지은 방송담당 기자의 픽

1. <스물다섯 스물하나> 믿어주는 마음의 중요성

드라마가 시대를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감탄하게 한 작품이다. 특히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처럼 당시 사건의 전말을 다루려는 시도 외에는 접근법이 없는 줄 알았다. 사건 자체가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집이 부도나고, 그래서 꿈을 잃었던 수많은 청년에 집중했다. 시대는 낯설지언정 꿈을 잃어야 했던 청년들의 마음은 시대를 관통한다. 어려운 시기에 누군가 나를 믿어주는 그 마음 하나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지금 다시 몰아보면, 내가 지지하지 않았던 대통령이라도 믿어주는 마음이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lt;서른아홉&gt;
<서른아홉>

2. <서른아홉> 주변에 좋은 사람이 있다면

특정 연령대의 친구들 이야기는 사실 뻔하다. 비슷한 작품이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그래서 또래 시청자들의 결혼과 일 등에 관한 고민을 담아 공감대를 형성하는 내용이겠거니 했다. 아니더라. 친구 한명이 시한부 판정을 받고, 그 친구가 떠나기 전까지의 과정이 <서른아홉>의 내용이다. 상상하지 못했던 전개여서 좀 놀랐지만, 그 전개 하나만으로 익숙한 내용을 새롭게 바꿔놨다. 정찬영(전미도)은 죽기 전에 두 친구한테 애인을 만들어주고 싶어하고, 차미조(손예진)와 장주희(김지현)는 번갈아 정찬영의 집을 오가며 그의 건강을 챙긴다. 저런 친구들만 주변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친구들의 우정을 다룬 드라마가 공통으로 주는 공감대다. 정찬영의 병을 알게 된 이후 김진석(이무생)을 찾아가 “너 때문”이라며 우는 손예진의 눈물 연기는 압도적이었다.

■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픽

1. < 스물다섯 스물하나> 서로 응원하고 지지하자

시대의 힘겨움을 버텨내는 청춘들에 대한 응원과 위로. 청춘멜로 장르를 가져왔지만, 둘 사이의 달달한 멜로만이 아니라 서로서로 응원하는 모습으로 사랑을 그리고 있는 게 특징. IMF 시절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때도 이겨냈던 것처럼, 지금의 코로나19 현실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라면 이런 응원과 지지가 잠시나마 위로를 줄 것이라 생각됨. 순정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인물들의 서사가 마음을 잡아끄는 드라마로 김태리와 남주혁의 찰떡같은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 빈티지가 느껴지는 복고 영상들이나 소품, 당대의 풍경들이 소환하는 추억과, 펜싱이라는 스포츠 소재가 갖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요소.

&lt;기상청 사람들&gt;
<기상청 사람들>

2. <기상청 사람들> 물리적 결합+화학적 결합

‘사내연애 잔혹사’ 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것처럼 사내연애가 갖는 공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의 부딪침이 주는 갈등과 설렘을 잘 섞어낸 멜로드라마. 하지만 기상청이라는 특정 일터에서 벌어지는 디테일한 ‘일의 세계’ 가 보여주는 전문직 드라마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작품이다. 어찌 보면 사내에서 벌어지는 멜로의 전형적인 요소들이 기상청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 이를 단지 물리적인 결합이 아닌 화학적 결합으로 만들어주는 건, 여러 기상 상황을 가져와 인간관계로 은유해낸 지점이다. 시그널, 환절기, 가시거리, 국지성 호우, 열섬현상, 오존주의보 같은 기상 상황들을 멜로의 에피소드로 차용한 점은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매력적인 부분. 일에서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팀장처럼 보이지만 사적으로는 허술함이 엿보이는 박민영의 연기나 , 역대급 지질남 역할로 뒷목을 잡게 하면서도 웃음이 나오게 하는 윤박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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