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의 음악세계는 넓고도 높다. 한국 대중음악의 빛나는 한 봉우리 앞에 선 초행자들을 위해 박준흠 음악평론가와 조성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 그리고 기자가 정태춘·박은옥의 노래 7선을 꼽아봤다.
① 시인의 마을: 1978년 발매된 정태춘의 데뷔곡. 한국 포크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이 앨범은 그에게 그해 ‘엠비시(MBC) 10대 가수상’의 영예를 안겨줬다.
―한줄평: 시적 감수성과 음악적 서정이 만난 아름다운 하모니.(조성우)
② 떠나가는 배: 1984년 발매된 정태춘·박은옥 4집 타이틀곡. 국악과 불교음악적 색채를 지닌 2·3집의 상업적 실패를 만회하게 해준 앨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곡으로도 불렸다.
―한줄평: 떠나감과 나아감에 대한 쓸쓸하고도 강력한 위로.(조성우)
③ 북한강에서: 1985년 발매된 정태춘·박은옥 5집 타이틀곡. ‘떠나가는 배’와 함께 정태춘의 초기 음악을 대표하는 노래.
―한줄평: 정태춘 음악의 상징인 물의 이미지가 드리워져 있는 포크 수작.(오승훈)
④ 들 가운데서: ‘북한강에서’가 수록된 앨범에 실린 곡. 딸 정새난슬이 부른 버전으로도 유명하다.
―한줄평: 정태춘이 시인이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시켜주는 숨은 명곡.(오승훈)
⑤ 92년 장마, 종로에서: 정태춘·박은옥이 1993년 발표한 동명 앨범 타이틀곡. 이 앨범은 2018년 <한겨레>와 멜론 등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반’ 29위에 올랐다.
―한줄평: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는 비둘기와 저기 우산 속으로 사라져가는 우리들의 한 시대.(박준흠)
⑥ 저 들에 불을 놓아: <92년 장마, 종로에서> 앨범 수록곡. 정태춘 음악의 원형질인 농촌을 배경으로 한 서정성이 짙게 배어 있다.
―한줄평: 강렬하면서도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박은옥의 목소리로 만든 혁명가.(박준흠)
⑦ 건너간다: 1998년 발매된 정태춘·박은옥 <정동진/건너간다> 타이틀곡. 환멸의 90년대에 대한 아픈 회고와 전망. 정태춘 음악의 완성으로 평가받은 명반.
―한줄평: 휘청거리는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이 고단한 세기를 지나간다.(박준흠)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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