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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의 키워드로 읽는 천안함-④ 시시티브이

등록 2010-10-24 16:21수정 2010-11-30 15:02

카메라는 왜 9시17분에 멈추었나
시시티브이(CCTV), 즉 폐쇄회로 텔레비전은 범죄와 같은 유사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용의자의 인상착의는 물론 정확한 시간과 장소,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 증거 자료가 된다.

 지난 3월26일 사고를 당한 천안함 내부에도 시시티브이가 설치돼 있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복원된 영상 속에서 장병들은 운동을 하고 당직근무를 하는 등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생활하고 있었다고 한다. 국방부는 이 상황이 밤 9시 20분 58초까지 지속됐다고 발표했다. 천안함 내부 시시티브이는 국방부의 침몰 원인 조사 결과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활용돼왔다.

 그러나 <한겨레> 취재 결과 국방부는 천안함 내부 시시티브이와 관련한 정보를 상당 부분 왜곡.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정보들은 오히려 국방부 발표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킨다.

 우선 천안함 내부 시시티브이 영상은 ‘여섯 대만 부분 복원됐다’는 국방부의 설명과 달리 ‘100%’ 복구된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함의 시시티브이 통제용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복구한 데이터 복구 전문업체 ‘명정보기술’의 한 간부급 인사는 지난 8월 31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시티브이 통제 용도로 쓰였던 컴퓨터 하드디스크 데이터를 100% 모두 복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천안함 내부 시시티브이의 마지막 녹화 시간은 9시20분58초가 아니라 9시 17분 03초다. 이 사실은 지난 7월 27일 <한겨레>가 단독 입수해 보도한 러시아 천안함 보고서 요약본에 의해 드러났다. <한겨레> 보도 뒤 국방부는 천안함 내부 시시티브이가 실제 시간과 3분 55초 오차가 난다고 해명했다.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시시티브이 업체 이 아무개 대표는 시간 오차에 대한 합조단의 설명에 대해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6개월 만에) 시간 오차가 나는 경우는 일반 기종의 경우 백 대 중의 한 대이고 천안함과 같은 군 시설에 납품하는 고성능 기종이라면 고장 확률은 천대 중의 한 대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미스터리는 이뿐이 아니다. <한겨레>가 국회 천안함진상조사특위 위원이었던 민주당 최문순 의원실로부터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가 복구했다고 밝힌 시시티브이 6대의 영상 길이와 최종 종료 시각은 제각각이며, 종료 시각은 최대 4분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도 9월13일 내놓은 천안함 최종보고서 안에 이런 내용을 짤막하게 포함시켰다.

 러시아 조사단이 언급한 17분 03초는 가스터빈실 후부에 설치된 시시티브이의 마지막 녹화 시간이다. 승조원들이 운동을 하고 있던 후타실 후부도 가스터빈실 후부와 비슷한 시간대인 17분 01초에 영상이 끊겼다. 한편 디젤기관실 후부는 이보다 4분이 빠른 13분 6초부터 영상이 저장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13분에서 17분까지 다양한 시시티브이의 최종 녹화 시각에 대해 처음부터 명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실제 시간과 시시티브이에 설정돼 있는 시간이 많은 차이가 있어 일부 오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최문순 의원은 “시시티브이는 정확한 사고 시각 및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임에도 합조단이 고의적으로 자료 공개를 선별하거나 의미를 깎아내리는 등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도성피디kds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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