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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보수대연합 주도…‘진짜 좌파’ 는 뭐하고 있나

등록 2006-03-24 18:13수정 2006-03-25 10:27

‘진보평론’ 봄호…‘반신자유주의 정치연대’ 제안
올들어 보수 언론들은 이른바 ‘뉴레프트’를 불러들이려 무진 애를 쓰고 있다. ‘신우익(뉴라이트)’의 맞상대를 만들려는 시도다. 뉴레프트라는 딱지가 싫다는 중도개혁주의자들에게 한사코 뉴레프트라고 이름 붙인 뒤에 뉴라이트와 마주 앉힌다. 이 모양을 바라보던 진짜 ‘레프트’들이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진보평론> 봄호가 말해준다.

이광일 성공회대 연구교수가 우선 이런 ‘이름 붙이기’에 대해 한마디 했다. “자칭 뉴라이트라는 ‘젊은 수구(영-라이트)’들은 노무현 정권과 민주노동당을 ‘올드 레프트’로 규정하고, 기존 좌파의 존재와 정치적 위상을 부정하고 있다.”

NL-PD 뛰어넘어라

그들이 원하는 것은 보수대연합의 구성이다. 우선 반북한-반김정일을 모토로 ‘가짜 뉴레프트’와 ‘젊은 수구’사이의 보수대연합을 구성하려 한다. 특히 ‘젊은 수구’들은 이승만-박정희 체제를 공개적으로 찬양한다.

한국사회의 이념지형이 우향우 일변으로 치닫고 있는 데는 ‘좌파’들의 책임도 있다. 한국 사회에서 좌파는 민주노동당의 주류를 이루는 ‘자주파’를 비판하는 세력들이다. 민족·분단문제보다는 계급·계층문제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애초부터 그랬지만 여전히 소수다. 정치적으로는 민주노동당 내부의 ‘평등파’ 및 옛 사회당 세력, ‘노동자의 힘’ 등 제도권 외곽의 정치조직 형태로 산재해 있다.

<진보평론> 봄호가 이들 좌파 인사들을 불러들여 새로운 모색을 시도했다. 이광일 교수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민노당은 의회 안의 소수로서 한계를 드러냈다. 사회당(세력)은 존재 자체가 불투명해졌고, 제도권 외부에 존재한 급진좌파 또한 대중적 영향력 행사에 한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각 논자들은 한결같이 ‘정파주의·조직이기주의’를 좌파의 가장 큰 문제로 지목했다. 고민택 <진보평론> 편집위원은 “기껏해야 노동운동 내부의 쟁점을 둘러싼 이전투구와 영토확장에 정력을 쏟고 있는 계급적 좌파진영”을 비판했다. 고 편집위원은 “서클 운동 수준에 갇힌 좌파 정치는 엔엘-피디의 정치적 상상력과 전망을 혁파하지 않고는 발디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광일 교수도 “80년대식 서클주의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자기조직이기주의’야말로 지금 진보정치가 당장 벗어던져야 할 무익한 장식”이라고 지적했다.

‘잊혀진 좌파’의 새로운 대안으로 이 교수는 “반신자유주의 정치연대”를 제안했다. 노동자를 앞세우지 않고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다양한 세력의 경쟁 속에 새로운 연대의 틀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고민택 편집위원은 “당 건설”을 말하는데, 현존하는 민주노동당을 대체하거나 이보다 더 좌파적인 정당을 새로 건설할 것을 강력히 암시하고 있다. 원영수 노동자의힘 기관지위원장도 “좌파연대”를 말했다.


민노당보다 더 좌파적이어야

전통적으로 한국사회 좌파는 분석에 강하고 실천에 약했다. 아직도 대다수 국민들은 이들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낯설어 한다. ‘젊은 수구’가 주도하는 새로운 보수대연합의 탄생을 경계하는 이들의 분석은 설득력이 높지만, 그래서 진짜 좌파를 자처하는 이들이 무엇을 하려는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 한국사회 이념지형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일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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