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으로도 데뷔했던 천명관(59) 작가가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천 작가의 <고래>를 영어로 번역한 김지영씨도 함께 후보다. 모두 6편의 작가·번역가를 대상으로 다음달 23일 최종 수상자가 결정된다.
부커상 운영위원회는 누리집과 유튜브를 통해 18일(현지시각) 천명관 작가의 2004년 작품 <고래>를 포함해 작품 6편을 2023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쇼트리스트’)로 추려 발표했다. <스탠딩 헤비(Standing Heavy)>(코트디부아르 작가) <타임 쉘터(Time Shelter)>(불가리아) <더 가스펠 어코딩 투 더 뉴 월드(The Gospel According to the New World)>(프랑스) 등이 포함됐고, <고래>는 생방송 발표를 통해 두 번째로 호명됐다. 중국 작가 조우 징즈의 <나인스 빌딩(Ninth Building)>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이들을 포함한 13편이 ‘롱리스트’로 선정 발표된 바 있다.
<고래>를 “여전히 제 인생의 원동력”으로 소개한 천 작가는 지난 4일 부커상 쪽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래전 쓴 첫 소설로, 올해 부커상 후보가 된 점에 놀랍고 그래서 더 흥미진진하다”며 “덩치가 매우 큰 여성의 이미지가 소설의 시초였다. 거대한 육체의 비극에 이끌려 이야기를 짜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천 작가는 작가 경력에 가장 큰 영감을 준 세 소설로 나관중의 <삼국지>, 존 업다이크의 소설 <달려라 토끼>, 찰스 부코스키의 장편 <우체국>을 꼽으며 “문학이 번역되지 않는다면 헤밍웨이나 코난 도일도 읽을 기회가 없었겠고 그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고 번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문 상금은 5만파운드로 작가와 번역가가 나눠 갖는다.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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