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의 역사, 금융으로 쌓은 바벨탑 아담 레보어 지음, 임수강 옮김 l 더늠 l 2만6000원 영국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아담 레보어가 2013년에 펴낸 책이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속살을 살핀다. 출간 이후 한국어 번역 출판까지 9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의 이야기는 담지 못했지만 이 은행의 탄생 배경과 기본 철학, 유로 탄생 과정에서의 역할 등을 꼼꼼히 다뤘다. 국제결제은행은 특유의 비밀스러운 분위기 탓에 그 위상에 견줘 일반인에게는 크게 알려진 바 없는 금융기관이다. 국제결제은행은 1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의 배상금 처리를 원활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1930년 출범했다. 당시에는 국제 무역 수준에 견줘 국경 간 금융 거래 시스템은 취약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돈 처리’만이 국제결제은행의 출범 배경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외려 몬터규 노먼(당시 영국은행 총재)이나 얄마르 샤흐트(독일 제국은행 총재) 등 20세기 초반 금융 거물들의 원대한 꿈을 실현하는 도구였다는 것이다. 시시때때로 여론에 휘둘리거나 권력자 입맛에 따라 춤을 추는 정부·의회의 입김에서 완전히 벗어난 ‘독립적’인 은행 질서 구축이다.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국제결제은행(BIS) 주 건물의 모습.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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