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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한적한 청도 외곽에, 이렇게나 책 많은 서점이!

등록 2022-09-02 05:01수정 2022-09-02 10:47

우리 책방은요오마이북
오마이북 내부 모습.
오마이북 내부 모습.

안녕하세요? 여기는 인구가 채 5만이 되지 않는 도시 청도입니다.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공기가 깨끗하고 물도 깨끗한 도시입니다.

여기엔 단행본을 파는 서점, 서점다운 서점이 없었어요. 하지만 우리 부부가 가게를 오픈하게 되면서 지역사회에서의 많은 지지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원래 대구에서 20년 남짓 서점을 경영했고,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금의 ‘오마이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서점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도 왠지 모를 자랑거리가 된 것인지, 지역 주민들이 오실 때마다 그 뿌듯함을 함께 느끼곤 합니다.

서점을 찾는 손님이나 운영하는 운영자나, 서점을 상업공간이라기보다 마냥 좋은 곳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장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지역·독립서점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여러 서점들을 찾아다니며 상업공간으로서의 서점, 그리고 이곳에 맞는 고유한 시스템을 고민했습니다. 최근 생겨난 서점들은 책뿐 아니라 커피, 술, 다양한 굿즈 등을 팝니다. 그렇게 커피와 술, 굿즈를 판 돈으로 책을 사서 진열해 놓으면 과연 되는 걸까, 회의가 들었습니다.

청도 ‘오마이북’ 건물 외관.
청도 ‘오마이북’ 건물 외관.

물론 우리 서점도 커피를 팔지만, 그보다는 ‘매주 나오는 신간을 판매하는 서점’을 시스템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입구에 들어오면서부터 압도적으로 많은 도서량을 보여줘 카페로 생각되기보다는 ‘아! 여기는 서점이구나’ 하는 인식부터 들게 했습니다. 대도시라면 매주 신간이 들어오는, 책이 많은 서점이 그닥 흥미롭지 않았겠죠. 한적한 시골 외곽에 도시에나 있을 법한 서점이 있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한 번쯤 와보고 싶어하는 매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역발상으로 접근한 결과였죠.

서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또 하나의 안전장치로 만들어둔 시스템은 ‘북스테이’입니다. 청도는 시골이지만 관광도시이기도 합니다. ‘서점에서의 하룻밤’을 콘셉트로 삼아, 손님들이 ‘스테이’까지 하게 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북스테이는 시골에서 서점과 함께 운영하기 좋은 아이템이라는 것을 여실히 느껴, 올해엔 더욱 확장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서점에서 운영하는 독서모임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주제로 삼았던 것도 ‘로컬’이었습니다. 지역 발전과 함께 가는 ‘앵커’ 기업으로서 여러 가지 다양한 문화활동도 시도하면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우리의 목표인 오래가고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서점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의 지지가 필수적입니다.

오마이북의 간판.
오마이북의 간판.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과거 고민해 왔던 것을 지금 펼치고 있는 중입니다. 야외 별관도 새로 마련했습니다. 훤히 트인 창을 통해 보는 정원의 파릇함과 초록을 벗 삼아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서를 하는 재미도 있고, ‘원데이 클래스’, 독서모임 등도 진행합니다. 가히 ‘북 리조트’라고 불릴 만하겠죠?

평범한 우리 부부가 이렇게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던 데에는 20년 동안 책을 팔았던 경험과 철학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청도에 오시면 꼭 들러주세요! ‘시골에서 살아남기’ 노하우도 공유해드립니다.

오마이북의 야외별관 야경.
오마이북의 야외별관 야경.

청도/글·사진 박영희 오마이북 대표

오마이북

경북 청도군 화양읍 동천3길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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