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지 않고, 사지 않는 시대입니다. 독서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요. 그래도 아직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고,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책이 주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에서 방송인 홍진경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 라엘이가 진짜 책을 좋아했던 애예요. (지금은) 책에서 핸드폰으로 넘어갔어. 나 그게 되게 마음 아파. 내가 책을 왜 봐야 한다고 생각하냐면, 삶이 매 순간이 선택이에요. 글을 많이 읽으면 선택을 잘하게 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하게 해요. 그건 분명해요. 그렇다면 영어 단어 몇 개 더 아는 게 뭐가 중요해요? 사유를 깊게 하고 좋은 선택을 하는 거. 그게 훨씬 더 필요하더라고 살아보니까.”
제가 늘 말하고 추구하는 방향과 같습니다. 저는 그 방향대로 모두가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 독자에서 책을 쓰는 작가가 되었고, 지금은 책을 파는 서점주로 삶을 다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를 하나 건설하면 우린 언제 어디서나 그곳에 갈 수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고속도로를 건설하는가에 따라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늘어납니다. 책은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과 같습니다. 얼마나 많은 책을 사유하고 길을 만드는가에 따라 우리의 인생 여정은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집니다. 책은 길을 만드는 도구입니다. 길을 만들기 위해선 시간, 노동,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사유하는 삶은 어렵습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어떠한 삶도 쉽지는 않다는 겁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그 삶은 다를 게 없습니다. 모두가 똑같습니다.
똑같은 그 삶에서 책을 선택한다는 건 무모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사유하는 그 시간에 뭐라도 하나 더 해야 성공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성공하는 삶은 과연 무엇일까요? 좀 더 나은 삶은 무엇일까요? 백범 김구 선생님은 “돈을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책은 돈을 넘어서게 하고 책은 소명으로 일하게 합니다. 분명합니다. 제가 그렇게 살고 있고, 그것을 경험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책을 놓을 수 없고 책을 사유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많이 읽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결국은 그 읽음이 삶이 되어야 진정한 책의 가치가 만들어집니다. 사색하고 사유하고 사고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결국 그것이 읽는 이의 삶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입니다. 그래서 책을 사 가시는 독자들에게 늘 읽음이 삶이 되기를 바란다고 부탁을 합니다. 그로 인해 그 삶을 꼭 이웃들과 나누며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입니다. 이것이 ‘주책공사’의 철학이기 때문입니다.
책이 있는 한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헛된 읽음은 없습니다. 아름답지 않은 읽음은 없습니다. 우리의 읽음이 앎이 되고, 우리의 앎이 삶이 되기를 바라며 부산 중구에서 주책공사는 오늘도 책과 함께 삶을 다합니다. 우리 그렇게 삶을 다해봅시다. 책과 함께 말입니다.
부산/글·사진 이성갑 주책공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