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문학 분야 출간 예정작들은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인기 작가들의 신작이 줄을 잇고, 굵직한 번역 문학 작품들 역시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먼저 등단 60주년을 맞는 작가 황석영은 ‘어른을 위한 동화’ <별찌에게>(가제)를 창비에서 내놓을 예정이다.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이 숲속 식물과 동물, 무생물 등과 사귀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책에 들어가는 삽화도 자신이 직접 그릴 것이라고 작가는 지난해 10월 <한겨레>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김훈은 <강산무진> 이후 16년 만에 두번째 단편집을 문학동네에서 출간한다.
소설가 김훈.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은희경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삼은 중단편 넷을 수록한 연작 소설집을 역시 문학동네에서 선보인다. 제29회 오영수문학상 수상작인 ‘장미의 이름은 장미’를 표제로 삼았다. <설계자들>이 영어로 번역 소개되면서 ‘한국의 헤닝 만켈’이라는 찬사를 들었던 김언수는 6개월에 걸친 원양어선 승선 취재를 거친 장편소설 <빅아이>(문학동네)를 여름에 출간한다. 지난 시절 한국 경제의 큰 축을 이루었던 원양어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그에 얽힌 개인과 조직의 이합집산을 그린 작품이다. 김애란이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11년 만에 선보이는 두번째 장편소설 역시 독자의 기대를 모은다.
소설가 김애란.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조남주는 아파트를 둘러싼 서영동 사람들의 욕망과 이기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냄새 나는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작 <서영동 이야기>(가제)를 한겨레출판에서 내놓는다. 현대문학상과 문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백수린의 첫 장편소설 <이토록 아름다운>(가제)과 김성중 장편, 전경린 소설집 등도 문학동네에서 나온다.
소설가 김언수.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창비에서는 최은미·정이현·이기호·김유담의 장편소설과 이장욱의 소설집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한정현은 빨치산 내 성폭력 피해자와 유족, 인터섹스,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등 역사적 폭력의 피해자와 소수자적 삶을 한데 엮은 장편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를 문학과지성사에서 내놓는다. 은행나무에서도 이승우·백가흠·강화길 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짧은소설 시리즈로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마음산책은 조해진·이기호·최은영·김혜진의 짧은소설집을 추가로 내놓는다.
소설가 조남주.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창비는 원로 시인 신경림과 문태준 시인의 신작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문학과지성사에서는 지난해 스웨덴의 시카다상을 받는 등 세계 문학계가 주목하는 김혜순 시인을 비롯해 이수명·김기택·진은영 시인 등의 신작 시집을 펴낼 예정이다.
시인 김혜순. 김정효 선임기자 hyopd@hani.co.kr
작가 김연수는 <청춘의 문장들> 이후의 이야기와 생각을 모은 신작 에세이, 그리고 자신이 특별히 아끼는 문학 작품을 골라 쓴 30대 시절의 에세이와 50대가 된 지금의 에세이를 함께 싣는 독서 에세이를 각각 마음산책과 문학동네에서 펴낸다. 정여울 작가도 자신이 읽은 <월든>의 감동과 지혜를 담은 책 <내 마음속의 월든>(해냄)과 <한겨레> 연재 원고를 다듬고 보강한 <문학이 필요한 시간>(한겨레출판)을 나란히 내놓는다. 나태주 시인이 시인으로 보낸 50여년을 돌아보며 ‘작은 것들에 대한 예찬’을 담아 쓴 에세이 <사랑한 흔적만이 영원히 남는다>(한겨레출판)도 1월 중에 독자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소설가 김탁환이 전남 곡성 섬진강가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농사 짓고 글을 쓰는 삶을 담은 산문집 <섬진강 일기>, 소설가 김별아가 신라의 궁궐 지역이었던 월성의 발굴 현장과 그에 담긴 신라의 역사와 사람들의 흔적을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담아낸 산문집 <월성산책>도 해냄에서 출간을 준비 중이다.
2022년은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가 출간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다. 조이스의 소설집 <더블린 사람들>을 번역한 조이스 전문가 이종일 전 세종대 교수가 <율리시스> 한국어판을 문학동네에서 선보인다. 2022년은 또 조이스와 함께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100주기이기도 하다. 민음사는 그에 맞추어 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전 13권을 프루스트 전문가인 김희영 한국외대 프랑스어과 교수의 번역으로 완간한다. 프루스트가 스무살에서 스물다섯살 사이에 쓴 미발표 원고를 묶은 소설집 <미지의 교신상대 외>(가제)도 역시 100주기에 맞추어 문학동네에서 나온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탄자니아 출신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작품 4종도 문학동네에서 차례로 선을 보인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낙원>은 탄자니아의 가상의 마을 카와를 배경으로 한 12살 소년 유수프의 성장기이자 비극적인 사랑의 이야기이고, 2001년 부커상 수상작인 <바닷가에서>는 잔지바르섬 출신으로 영국으로 망명한 늙은 이슬람교도를 통해 잔지바르의 혼란스러운 정치상을 그린 작품이다. 이 두 작품과 함께 <그후의 삶>(가제)과 <야반도주>(가제) 역시 한국 독자들과 만난다. 문학동네는 레이먼드 카버의 시집 다섯 권을 묶은 <우리 모두>(고영범 옮김), 그리고 카버의 국내 미발표 단편 11편을 묶은 소설집도 함께 펴내기로 했다.
터키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팬데믹을 주제로 쓴 가상 역사소설 <페스트의 밤>이 1월 말에 민음사에서 출간된다. <밀크맨>으로 2018년 맨부커상을 받은 애나 번스의 신작 <노 본스>(가제)가 창비에서 나오고, 미국의 젊은 시인 오션 브엉의 첫 시집 <총상 입은 밤하늘>(안톤 허 옮김)은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3부작 완결편 <고양이 행성>(전미연 옮김), 그리고 미국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이 추리 작가 루이즈 페니와 함께 쓴 블록버스터 스릴러 <스테이트 오브 테러>가 열린책들에서 나온다. 이밖에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에세이 <다정한 서술자>(민음사)와 폴 오스터의 문학비평과 신문 칼럼 등을 모은 에세이집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민승남 옮김, 열린책들)도 한국 독자들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최재봉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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