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좋은 책 함께 읽고 낮술 나누며 어깨 두드리는 곳

등록 2021-08-20 05:00수정 2021-10-12 09:53

경기도 과천 여우책방에선 강연과 공부모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 7월10일 최현숙(사진 왼쪽 책상에 앉은 이)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나를 찾는 글쓰기’ 강좌가 열린 모습.
경기도 과천 여우책방에선 강연과 공부모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 7월10일 최현숙(사진 왼쪽 책상에 앉은 이)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나를 찾는 글쓰기’ 강좌가 열린 모습.

[한겨레Book] 우리 책방은요-여우책방

2016년 10월 책방 사업을 하고자 하는 다섯 명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막걸리 주점 한쪽에 여우책방을 열었다. 책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사람은 많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책을 팔아서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책장사를 해서는 돈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책방에서 사람들과 책 읽고 공부하고 어울리고 싶었던 우리 조합원들은 임대료를 절약하는 방안을 생각했고, 조합원 중 한 분이 운영하는 별주막이 낮 시간 동안 비는 데 착안해 ‘숍인숍’ 형태로 시작하게 되었다.

창업 이래 여우책방은 책방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거침없이 벌였고, 만 5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꾸준히 책모임을 열고 있다. 생태여성주의를 콘셉트로 하는 책방으로서 ‘여성주의공부모임’을 시작했고, 이웃에 사는 철학 선생님과 ‘고전읽기모임’도 열었다. 동네에 거주하는 연극배우의 제안으로 ‘희곡읽는모임’이 만들어졌고, 6개월 단위의 글쓰기 모임 ‘여우별글여행’도 8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시를 읽고 쓰는 모임이 있었고, 혼자 읽기 어려운 책을 함께 읽는 낭독모임 ‘낭낭’도 3년째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도 페르난두 페소아(포르투갈 시인) 읽기로 시작한 모임은 현재는 <모비딕>을, ‘춤바람친구들’은 <인간 붓다>를 읽고 있으며, 작년부터 이어지는 코로나 상황으로 오프모임 확장에 어려움을 느껴 ‘여우책방 온라인 책모임’(여우온)도 네 그룹 운영하고 있다.

요일별로 벌어지는 일상적인 모임들 외에도 지원사업을 신청해 여러 행사들을 경험했다. 현경 선생님을 모시고 강연회도 열었고, 여성주의 희곡 낭독공연도 했으며, ‘자기만의 방과 500파운드’라는 주제로 여성자립 프로젝트 강연을 했고, 영화감독들(국회의원이 되기 전 장혜영 감독도!)을 초대한 독립영화제도 했다. 인문학 강좌나 여성독립운동가 강좌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8년 말에는 경기도 우수 출판콘텐츠 제작지원을 받아 <여우책방 들키고 싶은 비밀>이라는 책도 출판했다.

작년부터 코로나로 책방 운영에도 타격을 받았지만 더 결정적인 문제는 2020년 말 과천시의회의 지역서점에 대한 조례제정으로부터 나왔다. 이 조례는 ‘매장 1개소에 사업자 1인 서점’에서만 도서를 구매하도록 하여 여우책방의 납품자격을 제한한 것이다. 숍인숍이 불법이 아니므로 무척 억울한 일이 벌어졌으나 대책이 없었다. 과천시 도서관 납품이 끊어졌다고 책방 문을 닫을 수는 없는 일. 여우책방이 있어서 고맙다는 친구들과 읽고 또 읽고 쓰고 우리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책방에는 조합원들이 선정한 책 500여 종과 이웃들이 내놓은 헌책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그 밖에 필요한 책을 주문하시면 준비해 드린다. 모임 후 책거리는 시원한 막걸리로 하는 책방 멋지지 않은가?

글·사진/박정원 여우책방협동조합 이사장

*제목 ‘좋은 책 함께 읽고 낮술 마시며 어깨 두드리는 곳’은 <여우책방, 들키고 싶은 비밀>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여우책방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별양상가1로 37

www.facebook.com/YWbooks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꽁트] 마지막 변신 1.

[꽁트] 마지막 변신

‘믿음’이 당신을 구원, 아니 파멸케 하리라 [.txt] 2.

‘믿음’이 당신을 구원, 아니 파멸케 하리라 [.txt]

그들은 ‘작은 것들’에 집착했다 [.txt] 3.

그들은 ‘작은 것들’에 집착했다 [.txt]

식물학자 다윈부터 노래하는 식물까지…‘초록’ 다 모였네 [.txt] 4.

식물학자 다윈부터 노래하는 식물까지…‘초록’ 다 모였네 [.txt]

시와 번역이라는 날개 달고, 이데아 향하여 [.txt] 5.

시와 번역이라는 날개 달고, 이데아 향하여 [.txt]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