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부경대 총장(가운데)과 교직원 단체 대표, 총학생회장 등이 성금 전달식을 열고 미얀마 유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부경대 제공
부경대 교직원과 학생들이 군부 쿠데타로 본국에서 송금을 받지 못해 생활고를 겪는 미얀마 유학생들을 돕고 나섰다.
부경대는 17일 오전 대학본부 5층 총장실에서 ‘미얀마 유학생을 위한 특별 장학금(성금모금) 수여식’을 열고 부경대 미얀마 유학생 대표단에 교직원과 학생들이 모금한 성금 1500만원을 전달했다.
이 대학 교직원과 학생들은 미얀마 유학생들이 미얀마 현지 정세 악화로 은행 송금이 제한되면서 학업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2주 동안 성금을 모았다. 교직원들은 급여에서 자발적으로 몇만원씩을 뗐고 학생들은 모금함을 설치했다. 이렇게 모은 1500만원은 부경대 미얀마 유학생 69명의 식비·주거비·방값 등으로 사용한다.
앞서 부경대는 지난달 총학생회가 미얀마 민주화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같은달 대학본부는 미얀마 유학생 69명의 등록금과 생활비 1억여원을 편성해 지급했다. 학부에 재학 중인 미얀마 유학생 36명한테는 이미 납부한 1학기 등록금 전액을 되돌려주고 1인당 100만원씩의 생활비를 지원했다. 대학원에 재학 중인 미얀마 유학생 33명한테는 1인당 75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했다. 어학연수생한테는 여름학기 등록금을 면제할 예정이다. 대학본부는 2학기에도 미얀마 현지 상황에 따라 미얀마 유학생의 등록금 면제와 생활비 지원을 검토할 계획이다.
조영석 부경대 총학생회장(시스템경영공학부 4년)은 “이번 성금으로 미얀마 유학생들이 한국에서만큼은 힘들지 않게 공부하고 생활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앞으로도 미얀마 유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우려해 이름을 밝히기 꺼리는 부경대 미얀마 유학생 대표는 “우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학교에 정말 감동하였고,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실감한다. 이런 도움을 잊지 않고 미얀마의 봄날이 올 때 우리도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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