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시의회 의장단이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부산시의회가 박형준 시장과 협력을 다짐하고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부산시의회 의장과 최근 출범한 인수위 성격의 부산미래혁신위원회는 묘한 신경전을 벌여, 기싸움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부산시의회 의장단은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4차 대유행 위협 등 당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길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초당적 협치만이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위기에 처한 민생을 살리며, 부산 대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의회 의장단은 이어 △우암동 부산외대 이전 적지 공영개발 △더파크 동물원 정상화 △부산구치소 이전 △황령산 스노우캐슬사업 해법 모색 △시청 앞 청년주택 및 민간공공임대주택사업 활성화 등 장기 표류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제안했다. 또 △가덕도 신공항 조속 건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북항 재개발 △철도시설 재배치 △경부선 지하화 △동남권 메가시티 등에도 함께 힘을 쏟자고 제안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제기된 박 시장과 관련한 많은 의혹이 빨리 해소되도록 노력해 달라는 요청도 이어졌다.
한편, 민주당 소속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은 별도 의견문을 내어 지난 12일 출범한 부산미래혁신위원회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시민 대표기관인 시의회와 사전 협의도 없이 추진됐고 이 조직이 마치 최고의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컨트롤타워인 양 인식되고 있다. 옥상옥의 상황이 연출되면서 얼마 되지 않는 박 시장 임기 동안 공직사회가 주도성을 잃고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박 시장은 주어진 임기 1년3개월 동안 전력 질주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집권 연장을 위해 부산미래혁신위원회를 계속 씽크탱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또 “부산미래혁신위원회는 국민의힘 관계자들과 박 시장 선거캠프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박 시장이 이야기했던 협치와 거리가 멀고 부산미래혁신위원회라는 이름에도 걸맞지 않다. 진정 그 이름에 걸맞게 부산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조직이 되려면 전체 시민을 대표할 수 있도록 포괄적이고 다양한 분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성주 부산미래혁신위원회 대변인은 “부산미래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이 위원회 출범 전 박재호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민주당의 협력을 요청했으나 박 위원장은 ‘4·7 보궐선거 이후 민주당 내부 문제가 있으니 좀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부산미래혁신위원회는 언제든 민주당과 만나서 협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 민주당에서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표명하여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에 하나의 목소리를 내 달라고 요청한다. 민주당 부산시당이 입장을 통일해서 만나자고 하면 당장 내일이라도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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